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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사는이야기

7080 슬픈 동요를 아시나요?

by 푸른비(박준규) 2007. 5. 28.

부제: 시대를 반영하는 동요가사, 7080에는 슬펐다


70-80년을 비롯하여 그 이전 시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그때 불렀던 동요들이 아직도 마음 깊이 남아서 살아가는 동안 향수를 불러 일으켜 주는 소중한 추억의 곡들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이후에도 많은 동요들이 발표되고 아이들에 의해 불러지지만 지난 시절 동요처럼 마음을 자극 시켜줄 만한 힘을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


동요란 무엇일까?
동요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린이의 정서에 맞는 언어로 그들의 꿈, 희망, 심리적 상황을 표현한 노래’ 라고 정의해 놓았다. 또한 동요는 노래뿐만 아니라 곡조도 동요라고 하며 동시가 정형적인 형식이나 리듬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반면 동요는 일종의 정형시로 볼 수 있다고 개요를 밝혔다.


이처럼 동요는 어린이들의 성장과정에 필요한 모든 정서적인 것들을 노래, 곡조 등으로 만들어 따라 부르게 함으로서 그 나이에 맞는 생각과 꿈을 갖게 하는데 의미를 둔 것이다.


우리나라 옛(1920년대 이전) 구전동요(전래동요)는 4·4조, 7·5조의 운율을 지키다가 1920년대 이후 새로운 내용과 형식을 지닌 창작동요라는 것이 만들어지면서 누구나 쉽게 곡을 지어 부르게 되었다, 더불어 이런 작품들이 문학적 성향을 가지면서 아동문학장르를 이루기도 했다.


동요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전래동요가 있는데 다른 말로는 구전동요라고도 한다. 이 동요의 특징은 한국 고유음계인 5음 음계로 된 노래로서 그 시대에 일어나는 사회·생활상 모두에 반영이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창작동다. 이 동요는 전래동요가 지니는 민요형식을 탈피해 독립적이며 자유로운 형식으로 만들어져서 지금껏 맥을 이어오고 있다.


동요는 시대를 반영 한다


민요형식이던 자율적인 형식이던 그 시대의 모든 노래, 곡들은 그 시대성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가요나 성인 음악들에서 그 영향이 짙은데 알고 보면 어린아이들이 부르는 동요 속에도 그 시대가 말하고자 하는 얘기들이 짙게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70-80년대 아이들 입에서 불리는 동요의 노랫말이나 곡조를 자세히 들어보면 그 시대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부분은 극히 개인적이 느낌이지만 이번 기사를 쓰면서 동요도 하마터면 ‘금지곡’으로 까지 묶이지 않았을까 하는 조금은 엉뚱한 생각도 가져 보았다. 금지곡으로 묶였다가 풀린 대표적인 가요 ‘아침이슬’의 노랫말도 그 시대 잘못된 정치적 발상으로 인해 세상의 빛을 못 보았던 것 아닌가? 그렇지 않고 노랫말 자체로만 해석한다면 그렇게 까지 과민반응을 보일 게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그 비슷한 시기 발표된 동요 노랫말을 조금 비뚤어진 시선으로 보면 얼마든지 금지곡으로 정했을 법한 몇몇 작품들도 있어 보였다. 하지만 다행히 그들 동요는 잘 발표되어 지금껏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요로 자리하고 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는다.


아이들이 부르기에 슬픈 7080 동요들


아래 곡들은 우리가 어렸을 적 많이 부르던 곡들이다. 개중에는 동요가 아닌 만화영화 삽입곡도 있으나 그 당시 어린아이들이 즐겨 불렀었기에 ‘동요’로 분류해 보았다. 아래 소개된 곡 말고도 찾아보면 우리가 즐겨 애창한 동요들의 노랫말이나 멜로디가 아주 슬픈 작품들이 의외로 많다는 걸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 1-7번까지의 동요는 현재 활동 중인 기성가수가 부른 동요음반에서 발췌한 곡들이며, 저작권 문제 상으로 각 곡당 1분씩만 들을 수 있게 편집했음을 밝힌다.

 

< 아래 음악들을 듣기 전 상단 우측에서 블로그 배경음악부터 정지해 주세요.. ^^>

 


 

1 꽃동네 새 동네

뜰아래 반짝이는 햇살같이

창가에 속삭이는 별빛같이

반짝이는 마음들이 모여 삽니다

오순도순 속삭이며 살아 갑니다

비바람이 불어도 꽃은 피듯이

어려움 속에서도 꿈은 있지요

웃음이 피어나는 꽃동네 새 동네

행복이 번져가는 꽃동네 새 동네

.

.

...

이곡은 희망을 나타낸 듯하다.

그 시대가 어떠했는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노래한 동요다.

  

 

 

2 등대지기

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 위에 차고

한겨울에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

.

...

많이 알려진 곡이다.

등대지기의 고마움을 기억하자는 노래인 듯한데

이곡(원곡포함)의 멜로디는 아이들이 소화하기엔 너무 슬프지 않았는지?


 

 

3 우리의 소원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겨례 살리는 통일, 이 나라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

.

...

이 곡이 말로 한 시대를 대변하는 대표적 동요다.

지금 어린아이들에게 부르라고 하면 아무 생각 없이 부를 동요.

하지만 그 시대 아이들은 이 동요를 부르며 진짜 통일을 기도했을 것이다.

 

 


 

4 과꽃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

.

...

그나마 정서적 표현이 잘 된 노랫말이나 듣다보면

동요에서 한(恨)이 느껴진다.

이것이 그 옛날 우리가 불렀던 동요다.


 

 

5 섬집 아이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스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고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찬 굴바 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 옵니다

.

.

...

어려웠던 시대를 나타내는 동요다.

노랫말은 그나마 괜찮은데 멜로디가 역시 슬프다.

최근 이 동요는 TV를 통해 방송되는 공포물(?) 장면에서 사용되는

배경음악으로 까지 변한 작품이다.


 

 

6 클레멘티인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티인

늙은 애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가느냐

.

.

...

이 곡 역시 공포물 장면 당골 배경음악이 된지 오래다.

 


 

7 노을

바람이 머물다가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가라 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허수아비 팔 벌려 웃음 짓고

초가지붕 둥근 박 꿈 꿀 때

고개 숙인 논밭에 열매 노랗게 익어만 가는

가을바람 머물다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가라 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놀...

.

.

...

80년대 한 방송사가 주관하는 창작가요제 대상곡이다.

이때부터 동요가 동요다워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방송사에서 입상한 곡들이 아마도 90년부터 지금 아이들의 입에서

쉽게 따라 불리는 동요가 되어 있을 것이다.


 

 

8 엄마 아빠 나 좀 보세요.

엄마 아빠 나 좀 보세요

세발자전거 갖고 싶어요

고은 옷이랑 예쁜 인형들 많이 많이 나는 갖고 싶어요

엄마 아빠 나 좀 보세요

자장가를 불러 주세요

엄마사랑 아빠사랑 많이 많이 받고 자고 싶어요

.

.

...

이곡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동요다.

엄밀히 따지면 동요는 아니고 70년 말 티브이에서도 방영한 전자인간337이란 만화영화에 삽입곡으로 쓰인 곡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본 만화영화인데, 입학 후 어머니가 생일선물로 테이프(전자인간337)를 사주셔서 하도 많이 듣다 보니 주제가 보다 삽입곡인 이곡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때 그 테이프는 중학교 입학하며 분실했지만 2001년도에 중고 LP(전자인간337)를 거금주고 구매해 소장하고 그 음반 내용을 MP3로 저장하여 가끔 듣곤 한다. 얼마 전 블로그 아이템 샵에서 검색했더니 반갑게도 이곡이 올라와 있어 블로그 음악으로 구입도 한 상태이다.


이 곡은 정말 슬픈 곡이다. 아니 어찌 보면 한 아이가 엄마아빠에게 하는 작은 바람일 수도 있겠지만 초등학교 1학년 내가 듣던 이곡은 정말 슬펐다고 느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왜 이곡이 슬픈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연주에서 흘러나오는 바이얼린 소리와 마지막에 들리는 ‘라라라라라~’하는 부분이 그렇게 날 슬프게 한 듯싶다.


동요의 힘은 평생 나를 지켜주는 것인지도


내겐 그렇다. 아무리 내가 듣던 동요들이 슬펐다 해도 지금은 그 동요들을 들으면 힘이 솟는다. 그만큼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그때의 행복한 순간들을 잊지 못하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어서일 것이다.


비록 지금 어린아이들이 동요에 대해 얼마나 큰 관심을 갖는 지 알 수 없지만 부디 아이들은 아이들답게 동요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며 자라났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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