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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이럴 줄 알았지
푸른비(박준규)
2009. 4. 21. 04:17
- 이럴 줄 알았지
이럴 줄 알았지
애써 당당해 했던 이 고집이
내리는 비에 쓸려간 후
그 빈자리에 후회만 남았으니
언젠간 이럴 줄 알았지
하지만 내가 두려운 것은
빈자리를 점령한 후회가 아닌
그 후회를 위로해 줄
푸른 그대가 없다는 것
언젠가 이럴 줄 알았지
비에 쓸려간 내 고집이야
새 삶을 새로이 살게 해줄 테고
살다보면 그것에 감사할 테지만
그러기까지 견뎌 내야할 후회가
깊은 고랑 같은 내 맘에 쌓였으니
혼자 감당하기 벅찬 것
이럴 줄 알았지
빈자리를 점령한 후회가 아닌
깊은 고랑 같은 내 맘에 쌓인
그 후회 혼자 견뎌 내어야 하는
그 뻔 한 현실이 눈앞에 있으니
언젠간 이럴 중 알았지
한 번 쓸려간 고집이
후회되기보다 그리워질 줄이야
꿈에도 이럴 줄은 몰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