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기억 접기
푸른비(박준규)
2010. 3. 18. 04:45
- 기억 접기
뚜렷한 계절처럼
잊지 않고 찾아드는 기억
때로는 머리저어 잊고픈 기억
하지만 이 새벽
나는 그 기억들에 사로잡혔네.
언젠가 주위 산만한 거리에서
습관처럼 목소리 들려주던 그대
그 거리도, 그 공중전화박스도
상상 속에 펼쳐지다가
이젠 한 장으로 남은 기억.
시간이 헤아릴 수 없는 별들만큼
수없이 피고 진 꽃잎만큼 흐른 지금
생각하면 할수록 뚜렷해지는 기억들
그 기억들로 정신 놓기 전에
기억 접기를 하고 싶네.
그대가 내게 남겨준 만큼
내가 그대에게 남겨준 만큼의 추억을
이 새벽 고질병처럼 기억하다가
이별의 슬픔보다 더 아픈
기억 접기를 하고 싶네.
원망과 미련보다 잔인한 기억 접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