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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미물(微物) 동경(憧憬)

푸른비(박준규) 2012. 2. 2. 00:52

- 미물(微物) 동경(憧憬)

 

 

이 별에서 숨 쉬며 사는 모든 것들 중

사람이야 말로 자연 앞에

가장 나약한 생명체인지도 모른다.

특히

흉악하리만큼 추운 이 계절 앞에서는

개미만도 못한 게 사람이다.

물론 영악한 머리로 집을 짓고

자연을 헤쳐 얻은 열들로 추위를 피하지만

개미처럼 알몸으로

새들처럼 맨 부리 하나로 버티라면

얼마나 버틸지 모르는 게 사람이다.

겨울은

사람에게 사람의 나약함을 알려주는 계절

문득

이 별에서 사람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

나에겐 지나친 호사(豪奢)로 느껴진다.

나는 차라리

존재감 없이 태어나 한 계절 살고 가는

자연 닮은 미물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