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비(박준규) 2015. 12. 15. 00:00

오늘로 건강이가 고양이별로 떠난지 8일 째가 되는군요.

나무 아래 묻어 주고 3일 째 되던 날, 좋아하던 사료와 간식을 가져가

조촐하게 삼오제를 지내줬습니다. 

떠난 후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마는...


그냥.. 건강이는 우리 어머님께서 데려가셨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중3 때 어머님이 지병으로 돌아가셨는데

그 다음 날, 기르던 강아지(멍이) 한 마리도 죽고 말았습니다.

건강하던 강아지였는데 하루 사이에 하늘나라로 가버린 것이죠.

그때 문상객으로 오셨던 어느 분께서 우시며 제게 이런 말씀하시더군요.


"엄마가 준규 힘들까봐 멍이도 데려 가셨나 보구나..." 라고...


멍이는 어머니와 제가 밥 주며 키운 녀석이라서 아무래도 그 상황이

멍이에게도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정말 그런가..하고 그땐 그 분 말씀을 믿었었지요.

그리고 이번 어머니 제사 후 바로 건강이가 떠난 겁니다.

그 전에 까미가 제게로 온 것이고요.

     

이런 상황들을 끼워 맞추며 저는 지금 제가 유리한? 쪽으로 애써 변명을 하고 있네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건강이에게 미안해 미칠지경입니다.


건강이가 떠난 후 까미는 수술부위 예쁘게 아물고 까옹씨 어린시절보다

더 똥꼬발랄하게 날아다니며, 오시는 손님들에게 귀여움 받고 지냅니다.

이런 면(개냥이)은 까옹씨에겐 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저도 이런 고양이는 처음 보네요.


하지만 까미도 머잖아 입양보내야겠지요.

아직 완료 못한 예방접종들 마저 접종시키고 입양공지할 생각입니다.

까미는 어디 가도 이쁨 받으며 지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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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가 떠나고 세월이 멈출 것 같더니 멎지 않고 더 빨리 흐르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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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까옹씨는

'잠자는 돼지냥'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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