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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달맞이꽃에 대한 비애(悲哀)
푸른비(박준규)
2018. 1. 5. 00:07
- 달맞이꽃에 대한 비애(悲哀)
언젠가 달맞이꽃 필 무렵
그 계절 한적한 강가를 좋아했었다.
종일 달을 기다렸을 달맞이꽃
달이 강물 위로 뜨고
그 달빛 녹아든 물결에
더 화사하게 빛나던 달맞이꽃
한적한 강변에서
그 둘의 연애질 모습을
몰래 훔쳐보는 걸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 둘의 최후는 비극 중 비극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사랑
달맞이꽃의 일방적 바라기.
그 사실을 깨달은 내 나이 불혹 되던 해
나는 더 이상
달맞이꽃 필 무렵
한적하고 음침했던 그 강변을
좋아하지 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