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봄옷
푸른비(박준규)
2018. 2. 23. 03:14
- 봄옷
3월로 가는 길목의 어느 새벽
천둥을 동반한 소낙눈이 내리고
잠자던 두 마리의 고양이는
천둥소리에 놀라 내게 달려들었다.
순간 고양이들을 끌어안고
안심시켜준다는 거짓 명분으로
그들보다 놀라 무서웠던
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올봄은 그렇게 요란을 떨며 오는 것일까?
소낙눈 그친 새벽, 창문을 열고 보니
아침이면 녹아 없어질 것 같은 봄눈이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수북이 쌓여
나무에 봄옷을 입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