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시간
푸른비(박준규)
2018. 6. 17. 01:20
- 시간
되돌아 갈수도 없고
앞질러 갈수도 없고
주어진 대로만 가야하는
만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권리
어떤 이는 그 권리로 부(富)를 쌓고
어떤 이는 그 권리로 명예를 높이고
어떤 이는 그 권리로 선(善)을 베풀 때
또 다른
어떤 이는 그 권리로 악(惡)을 쌓는다.
그럼 나는 그 권리로 무얼 했을까?
지난 밤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게 남은 것은 하나도 없고
아주 오래 전
강물처럼 깊고
햇살처럼 따뜻했던 그대가 남겨준
몇 장의 낡은 동화 같은 추억뿐이었다.
시간,
만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권리
내게 주어진 권리는
이제
그 추억과 함께 묻는 데 쓸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