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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사는이야기

시골답게 따뜻한 조문, 노 전 대통령님 편히 쉬세요.

by 푸른비(박준규) 2009. 5. 26.

 

 

 

부제: 한산하지만 따뜻함은 살아 있어요.

 

 

 이 글은 한 시골의 분향소 모습을 담은 이야기로서 서울 일부 분향소에서 벌어지는 답답한 문제와 비교해서

 읽으시라고 작성한 글입니다. 참 대조적인 모습일테니까요. 부디 장례를 마치는 날까지 평화로운 조문행렬

 이어져 가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지난 25일 전국적으로 분향소가 마련되면서 시골인 이곳 가평에도 노무현 前 대통령 조문을 위한 분향소가 설치돼 조문객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고 시간이 되는 사람들은 봉하마을로 직접 조문을 가는 등의 모습을 보였지만 그곳과 거리가 먼 사람들은 마음은 있어도 가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국민장으로 장례가 치러진다는 결정이 난 후 25일 전국에 분향소가 설치되면서 이제야 전 국민이 가까운 분향소를 찾아 슬픔을 같이하고 명복을 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서울 일부 분향소는 정치적인 시위를 우려 한다는 명목 하에 분향소 주변을 경찰들과 진압차량들로 봉쇄를 하고 조문객들과 맞서 몸싸움가지 벌이는 등 초상집에서 난동을 부리는 꼴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산하지만 따뜻함은 살아 있어요.

 

그러나 이곳 가평은 분향소가 마련된 첫날 너무도 평화롭고 따뜻함마저 느껴지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분향소는 군(郡)이 아닌 민주당에서 설치하여 조문객들을 위한(?) 먹을거리 등을 준비 못한 상태였지만 개인을 위한 장이 아니니 문제될 상황도 아니고 비록 어르신들이나 마을유지 분들 방문 시 음료수 한 잔 대접해 드리는 정도의 성의를 보이며 조용하게 진행이 됐습니다.

 

특히 동네 사람들이 주를 이루다보니 조문객들 다수가 한 집 건너 아는 사이인 경우가 많아 더욱 분향소 분위기는 평화로웠습니다. 또한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학생들의 조문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곳과 같은 시골 중학생들은 큰 도시 아이들보다 더 어린아이들 같습니다.

 

조문을 하러 온 여중학생들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하니 얼굴까지 빨개 수줍어하며 고개 숙이기에 바빴고 남학생들은 아직도 장난꾸러기들처럼 사진 찍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싱글벙글합니다. 분향소에서 웃는다는 것이 어울리진 않겠지만 이번 상황은 어린(?) 아이들에겐 그리 현실적으로 슬퍼할 정도의 영향은 아니었나 봅니다. 현장 분위기상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밉기 보다는 순수한 모습에 어쩌면 더 귀엽게 보였는지도 모르겠고요.

 

동네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엄마 아빠 손잡고 따라 나온 세 네 살 박이 아기들을 비롯해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 아이들이 조문을 했고 가평군수(이진용), 전 군의회의원(장봉익) 등도 나와 조문을 하고 자리를 지키며 분향소를 찾는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등 큰 도시 분향소처럼 시끄럽지도 혼잡하지도 않게 조금은 한산하지만 따뜻함이 살아 있는 분위기로 이어져 가고 있습니다.

  

분향소가 마련되고 첫날 이어서였는지 몰라도 타 지역에 비해 너무 평화롭고 따뜻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번 조문 일정이 끝까지 잘 이어져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편 아직도 분향소가 마련된 것조차 모르는 군민들도 있어 더 많은 조문객이 찾으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군에서 주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홍보가 덜 돼 나타난 현상으로 보여집니다.

 

마지막으로 고인의 명복을 위해서라도 전국적으로 평화로운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정치적 문제는 조문기간동안은 잠시 접어놓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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