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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까옹일기

속상하네요...

by 푸른비(박준규) 2016. 6. 12.

지난 5월 31일 다리 다친 길냥이 한 마리를 병원에 입원 시키고 10일 만에 데려와

아이가 생활하던 구역(캣맘이모님 밭)에 방사해 줬습니다.

그런데 이틀 째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밭 한 가운데??에서만 빙빙 돕니다.

평소엔 밥 먹으면 다시 어디론가 간다고 했는데 치료 및 중성화 후 갈 곳을 잃은 듯..


어제는 퇴근 후 아파트 복도에서 생각 없이 밭을 내려다 봤는데

직선거리로 약 2-300여 미터 되는 곳에 이 녀석이 앉아 있는게 보이더군요.

일반인들 눈에는 잘 안 보였겠지만 제 눈에는 또렷이 보였습니다. ㅜㅜ;


급하게 카메라를 들고 나와 찍어 당겨보니

이 녀석 넋을 잃고 우툭커니 혼자 앉아 있군요. 그 순간 또 울컥...후;;;

당장 내려가 데려올 처지도 안 되어 계속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약 20여 분을 앉아 있다가 나무 뒤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순간 드는 생각이... '중성화수술은 괜히 시킨건가...'하는 자책감이었습니다.


저 길냥이에겐 짝꿍과 얼마 전에 낳은 새끼들이 있다고 이모님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지난 열흘 사이 짝꿍이 사라졌다네요. 물론 새끼들도 겠지요?

자기 신랑이 안 보이니 다른 곳으로 간건지...


무튼 저 길냥이 입장을 생각해 보니 인간 욕심 채우고자 수술을 시킨건 아닐까 속이 상합니다.

그래도 야생동물인데 수술로 인해 혹시라도 무리에게서 밀리는건 아닐까 걱정이 되고...

머릿속이 복잡해 집니다. 


건강이 보내고 지금껏 이모님과 없는 돈 보태어 자비로 네 마리 중성화를 시켜 방사를 했습니다.

티앤알은 이 지역에선 너무 엉터리로 해 자비로 한 것인데

아이들 방사해 주며 '우리가 지금 잘하고 있는 짓이냐?' 라고 이모님과 얘기 나누며 힘들어 했습니다.


그런데다가 저렇게 갈 곳을 잃어 넋 놓고 있는 아일 보니 너무 미안해지네요.. ㅠㅠ;


이 동네는 길냥이들이 제법 많습니다. 캣맘은 (이 동네서) 이모님 한 분이시고

이모님은 원래 밭 후미진 곳에서 교배용??으로 방치되다 시피 길러지고 있는 개에게 밥을 주던 분인데

고양이가 많으니 그 녀석들에게까지 사료를 사서 급식하고 계시죠.

일부 몰지각한 동네 사람들은 대놓고 그러신답니다. '남편이 애써 벌어온 돈 갖다 개xx들 밥 사준다'고!!

정말 무식한 사람들입니다. 아니.. 그들 입장에선 그런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후;;

그 말을 듣고 큰 도움은 못 되지만 저도 동참해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는데

이렇게 가끔씩 힘든 일이 있네요.


이럴 땐 정말 다른 캣맘님들 대단하게 보인답니다.

경제적인 부분과 심적인 부분까지도 많이 힘들 텐데 꾸준히 해나가시는 모습을 보면 말이죠...

각설하고...


일단은 저 길냥이가 어서 기운 차려 적응해 주길 바랄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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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토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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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설명 ]


병원에서 데려오자마자 방사를 했는데

제 갈 길을 못 찾고 캣맘 이모님만 졸졸...

그 모습이 왜 그리 짠...한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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