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중을 위한 배웅
해질녘 갓 씻은 얼굴로
비누향기 풀풀 나는 얼굴로
곧게 뻗은 골목을 바라보며 그대를 기다리고 싶다.
시키지 않아도 잘 했다고 내 얼굴 쓰다듬어줄 그대
그 칭찬에 들떠 웃음 지을 나
하루를 등지고 오는 길
동네 어귀에서 긴 치마 나풀대며 손 흔드는 그대가 그립다.
긴 머리 질끈 묶고 함박웃음 피어내는 그대 얼굴이 그립다.
나풀대는 치마에 하나,
그대 웃음에 두 개로 열릴 행복
하지만 내 안에 자리 잡은 묵은 추억들
그것들에 치이는 내 삶은 언제나 제자리걸음.
찾아오는 행복도 미리 배웅하는 습관이 나를 제어하고
마음의 문은 우거진 장미덩굴로 장식돼 있었다.
사계절 푸른 가시 시들지 않을 것 같은 장미덩굴.
시간이 흐른 지금
마중을 하기 위한 배웅을 하고 싶다.
찾아오지도 않은 것들에 대한 두려움과 나만의 굴레
7월 장맛비에 흘려보내고
마중을 위한 배웅을 하고 싶다.
하루를 등지고 오는 길
동네 어귀에서 긴 치마 나풀대며 손 흔드는 그대
긴 머리 질끈 묶고 함박웃음 피어내는 그대 얼굴
해질녘 갓 씻은 얼굴로 비누향기 풀풀 나는 얼굴로
곧게 뻗은 골목을 바라보며 그대를 기다리고
시키지 않아도 잘 했다고 내 얼굴 쓰다듬어줄 그대
그 아름다운 우리들의 마중을 위해
7월 장맛비에 두려움과 나만의 굴레를 흘려보내고
미리 배웅하는 습관이 아닌
비누향기 풀풀 나는 그대 함박웃음 같은
마중만 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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