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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하얀 민들레

by 푸른비(박준규) 2011. 4. 26.

- 하얀 민들레

 

 

빛이 바랜 것일까?

노란 빛을 바랐었는데

새봄 닮은 노란색을 바랐었는데

너는 피어나자마자 빛바랜 머리 풀어 헤치고

앉은뱅이 모습으로 날 바라보고 있구나.

 

눈(雪) 그친지 몇 날 지나고

꽃샘추위 겨우겨우 흐르는 겨울 강에 쓸려

저 산모퉁이 돌아갔거늘

너는 흰 눈 맞은 머리로

이 봄 햇살 아래 앉아 있구나.

 

하지만 한참을 바라보니

낮은 자세로 네 눈과 맞춰보니

너도 나름 고운 자태

한줌의 연민(憐愍)이 묻어 있어

외면할 수만은 없으니

 

이 봄

샛노란 머리 너풀거리는

흔한 민들레 잠시 바람에서 접고

피어나자마자 흰빛으로 빛바랜 머리

겨우 고개 들어 나를 보는 너를 좋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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