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마중을 위한 배웅

by 푸른비(박준규) 2011. 7. 6.

- 마중을 위한 배웅

 

 

해질녘 갓 씻은 얼굴로

비누향기 풀풀 나는 얼굴로

곧게 뻗은 골목을 바라보며 그대를 기다리고 싶다.

시키지 않아도 잘 했다고 내 얼굴 쓰다듬어줄 그대

그 칭찬에 들떠 웃음 지을 나

 

하루를 등지고 오는 길

동네 어귀에서 긴 치마 나풀대며 손 흔드는 그대가 그립다.

긴 머리 질끈 묶고 함박웃음 피어내는 그대 얼굴이 그립다.

나풀대는 치마에 하나,

그대 웃음에 두 개로 열릴 행복

 

하지만 내 안에 자리 잡은 묵은 추억들

그것들에 치이는 내 삶은 언제나 제자리걸음.

찾아오는 행복도 미리 배웅하는 습관이 나를 제어하고

마음의 문은 우거진 장미덩굴로 장식돼 있었다.

사계절 푸른 가시 시들지 않을 것 같은 장미덩굴.

 

시간이 흐른 지금

마중을 하기 위한 배웅을 하고 싶다.

찾아오지도 않은 것들에 대한 두려움과 나만의 굴레

7월 장맛비에 흘려보내고

마중을 위한 배웅을 하고 싶다.

 

하루를 등지고 오는 길

동네 어귀에서 긴 치마 나풀대며 손 흔드는 그대

긴 머리 질끈 묶고 함박웃음 피어내는 그대 얼굴

 

해질녘 갓 씻은 얼굴로 비누향기 풀풀 나는 얼굴로

곧게 뻗은 골목을 바라보며 그대를 기다리고

시키지 않아도 잘 했다고 내 얼굴 쓰다듬어줄 그대

 

그 아름다운 우리들의 마중을 위해

7월 장맛비에 두려움과 나만의 굴레를 흘려보내고

미리 배웅하는 습관이 아닌

비누향기 풀풀 나는 그대 함박웃음 같은

마중만 하며 살고 싶다.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푸른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나무를 좋아하는 이유   (0) 2011.08.07
[스크랩] 첫 시험 보던 날,,,  (0) 2011.08.03
(詩) 하얀 민들레  (0) 2011.04.26
(詩) 검은 도화지  (0) 2011.02.15
(詩) 저녁풍경  (0) 2010.11.0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