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자위
유난히도 뜨거운 여름이다.
어릴 적 언제인지는 몰라도
기억 저 깊숙한 곳 어디엔가 하나 쯤 있을
수십 년 만에 더운 여름이다.
하지만 이런 더위에도
채 녹아 없어지지 않는 그 무엇들
나는 요즘 형체 없는 그것들에 짓눌려
잠을 설치고 있다.
열대야보다 더 뜨거운 열기들.
뜬금없이 청소를 한다.
케케묵은 것들을 치워내면서
손톱만큼의 공간을 더 확보해 보려는 안간힘
하지만 그럴수록
이글거리는 이 여름 태양 같은 그 열기들은
깨끗이 치워진 공간부터 찾아가
또 다시 내 숨통을 막는다.
무엇일까?
여름 태양보다 더 뜨거운 이 열기들은.
이 여름이 물러갈 때쯤
내 안에 가득 들어찬 이 열기도 물러갈까?
이 여름 태양에도 녹지 않던 것들
한줄기 초가을 바람 불면 날아갈까?
아직 기대할 수 없는 바람이다.
그러나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 새벽
나는 한 편의 시를 쓴다.
나를 짓누르고 있는 그 무엇들에 대한 감사의 시를.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푸른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착한 사람 (0) | 2012.08.07 |
---|---|
(詩) 손잡고 걷는 것은 (0) | 2012.08.06 |
(詩) 고귀한 이성(理性)에게 (0) | 2012.08.03 |
(詩) 편지 (0) | 2012.08.02 |
(詩) ..희망 시(詩) (0) | 2012.07.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