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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아직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자위

by 푸른비(박준규) 2012. 8. 5.

- 아직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자위

 

 

유난히도 뜨거운 여름이다.

어릴 적 언제인지는 몰라도

기억 저 깊숙한 곳 어디엔가 하나 쯤 있을

수십 년 만에 더운 여름이다.

하지만 이런 더위에도

채 녹아 없어지지 않는 그 무엇들

나는 요즘 형체 없는 그것들에 짓눌려

잠을 설치고 있다.

열대야보다 더 뜨거운 열기들.

 

뜬금없이 청소를 한다.

케케묵은 것들을 치워내면서

손톱만큼의 공간을 더 확보해 보려는 안간힘

하지만 그럴수록

이글거리는 이 여름 태양 같은 그 열기들은

깨끗이 치워진 공간부터 찾아가

또 다시 내 숨통을 막는다.

무엇일까?

여름 태양보다 더 뜨거운 이 열기들은.

 

이 여름이 물러갈 때쯤

내 안에 가득 들어찬 이 열기도 물러갈까?

이 여름 태양에도 녹지 않던 것들

한줄기 초가을 바람 불면 날아갈까?

아직 기대할 수 없는 바람이다.

그러나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 새벽

나는 한 편의 시를 쓴다.

나를 짓누르고 있는 그 무엇들에 대한 감사의 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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