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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사는이야기

푸른비의 특별했던 2005 X-Mas 이브

by 푸른비(박준규) 2005. 12. 25.

모두가 즐거워야할 성탄절.

그중 오늘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끼어 따세 가족들의 정이 더 뜨거웠던 날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은리, 장학리 할머님댁 각각 나뉘어져 찾아가 함께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맘 넓은 아빠곰님의 깊은 생각으로 두 할머님을 아빠곰님 댁으로 모셔 점심식사와

할머님들 목욕을 시켜 드린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말 탁월한 판단을 하신 듯 하네요.

...

우선 무소유님과 장학리 들러 할머님 모시고 아빠곰님댁에 가니 고은리 할머님을 비롯

파랑새,안젤라,안젤라님신랑(&보경),별바라기,만두님커플 등 먼저 와 우릴 기다리시더군요.

요즘 감기 때문에 컨디션 제로인 푸른비..역시 지각 했습니다. ㅠㅠ;

도착함과 동시에 점심 상이 상다리 부러지도록 차려졌습니다. 메뉴는 생략...

술 안드시는 장학리 할머님께서도 정종(?) 한 잔 가볍게 비우시고 ^^ 고은리 할머님도

음식 잘드시고 완전 잔치 분위기를 자아냈죠. 이런 모습이 사람사는 모습이다할 정도로...

이런 분위기에 익숙치 못한 푸른비 잔뜩 긴장을 했습니다. 웬만해선 음식 놔두고 그냥 못보는데

몇 술 뜨지 않아 급채(?)해 화장실로 뛰어가 잠시 안 나왔었죠? 덕분이 밥도 남기고...

죄송할 따름이었지요. 이런 증세가 언젠가 부터 생기더라고요. 낯선 곳이나 심적으로 불안할 시

급채하는 증세 말이지요. 정말 가지가지 하는 푸른비입니다. 이런 제 자신도 적응 안되네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렇게 한번 당한? 곳에서는 다음부터 안 그런다는 것? (흠...)

다음에 오늘 뵌 분들 다시 만나 식사라도 한다면 편히 할 수 있을 거라 믿어 봅니다.

오늘 역시 무소유님의 작은 배려에 고마운 마음 가졌었고 젊은 샥시(ㅎㅎ) 같지 않게

속이 깊어 더욱 친동생처럼 느껴져 참 편안함을 얻었네요. 다시한번 땡큐~~ ^^;

...

할머님들도 식사 잘하시고 과일 후식까지 잘 하신 뒤 목욕을 시켜 드리려는데

고은리 할머님께선 그냥 가시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먼저 자리를 뜨셨습니다. 별바라기님과

파랑새님이 모셔다 드리러 함께 출발~ 그 후 장학리 할머님 목욕 시작~

늦게 도착하신 나래님과 만두님이 바지 걷어부치고 욕실로 동행~ 그후 남은 사람들은

거실서 이런 저런 얘기들로 시간을 보냈지요. 한참후 할머님 나오시고 좀 쉬었다가

아빠곰님 와이프(호칭모름)님께서 할머님 머리 커트까지 서비스로 한번에~

한결 젊어지신 할머님 얼굴엔 더욱 웃음이 피어나셨습니다.

서서히 할머님 모셔다 드릴 시간이 다가 오는데 갑작스레 친구에게 전화 한통!

서울서 내려오고 있다고 어서 집으로 오라는 명령.(건방진;;)

뭔 일인가 싶어 할머님은 별바라기님께 부탁을 드리고 전 가평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장학리,고은리 할머님 한 곳에 모시고 정말 뜻깊은 시간 보낸 듯 했습니다.

...

가평에 와보니 친구넘도 때마추어 도착하여 뭔일이냐고 물으니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더군요.

서울서 온 친구가 아닌 가평 사는 친구 아버님. 그 말 듣고 바로  장례식장으로 갔었지요.

그동안 암으로 고생하시던 분이셨는데 끝내 돌아가셨네요. 내게 연락 안 한 가평 친구넘에겐

좀 서운 했지만 그건 나중에 따질 문제고 몇시간 장례식장에서 있다가 저도 몸이 안 좋은 관계로

먼저 왔습니다. 내일 다시 가봐야겠지요..

...

이렇듯 오늘은 행복과 슬픔이 겹친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그동안 누가 제게 살면서 소원이 뭐냐고 묻는다면 이 둘중에 하나만 해결되도 행복할 거라고

입버릇 처럼 말하는 게 있습니다. 뭐냐면...

 

" 말(발음)이라도 잘 하던가, 손이라도 덜 불편했으면 좋겠다."  라는 것이지요.

 

장애야 이미 어쩔 수 없는 내 운명인 것이고 여기서 위 두 문제중 하나만 해결되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늘 가지고 있는 저의 바람이자 소원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나의 욕심인가 싶어 손이 불편해 컵을 못 들거나 젓가락질을 못할바엔

차라리 스트롱(빨대)과 포크를 가져 다니자.. 마음 먹고 그 검은 가방을 보물단지처럼

늘 둘러 매고 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감기로 목소리가 더 이상해지고

내가 말하는 것 조차 나 자신도 맘대로 안 되고 있는 요즘이다 보니 며칠 전 내 목소리가

그리워 지는 군요. 그땐 남이 알아듣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지만 난 그래도 쉽게 했으니까

지금 보단 그때 목소리가 그리워 지는 것이겠지요.

이렇듯 욕심은 부려도, 버려도 계속 '나' 자신을 괴롭히는 존재인 듯 싶습니다.

어서 감기가 나아져 전에 목소리라도 되찾았음 좋겠네요.

 

그러니 우리 따세가족 분들도 너무 과한 욕심 내지 마시고 현재에 감사할 줄 아는 연말

사랑하는 가족들과 보내셨으면 합니다. 참..글이 이상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알아서들 걸러 읽으시길..바라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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