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군 서면 백양치...
2006년 01월 09일 이후 두 번째 찾은 이웃입니다.
이 곳에 사는 가족은 모두 7명. 그중 정상적인 생각으로 의사표현 할 수 있는 사람은
일흔이 훨씬 넘으신 노모(老母). 그 외 가족들은 정신적으로 장애를 앓거나
아직 어려 의사 표현이 서툰 아이들이지요. 첫째 아들은 열 살이나 지능이 낮고
둘째는 아홉살의 장애는 갖지 않았지만 사고로 팔을 다쳐 현재 할머님 간호 아래 입원중.
셋째는 일곱살로 한창 이런이 집에 다니며 고육을 받을 때이나 역시 정신지체로
지능이 낮아 제대로된 학습을 받지 못하는 상태. 막내는 세살로 아직까진 장애증상이없으나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 아이들은 대략 이런 처지이고
...
할머님은 일곱 식구 중 유일한 일반인으로 어지러운 가정을 이끌고 계시며 아버지란 분은
사고이후 정신분열증세가 나타나며 알콜중독증세도 있어 날궂이를 종종하며
아이들 엄마를 학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은 제주도로 일을 가서 집을 비운 상태.
아이들 엄마는 정신지체로 지능이 낮고 등학교 저학년의 지능보다 낮은 것으로 보아
집안 일에 대해선 전혀 손을 못대고 있는 상태로 현재 할머님(시어머니)이 아이들 엄마를
많이 구박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요즘 둘째가 병원에 있어 할머님과 떨어져 있어
고부간의 갈등이 덜 하나 곧 퇴원하게 되면 집안이 다시 시끌어워질 상태입니다.
여기까지가 홍천 백양치길 가족들의 대략적인 소개였습니다.
...
오늘은 일부러 자청하여 그곳을 함께 했습니다. 지난 번은 웅아저씨 따라 나선 터라
차후 혼자 찾아갈 땐 도저히 위치 파악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오늘은 제차를 몰고 따라가
위치 등록을 해 놓고 왔지요. 오늘도 웅아저씨와 늘벗님, 참사랑님이 함께 하셨고
까치님과 봄내돌이님이 합세하셨습니다. 집에 도착해 방안을 보니 지난주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엉망이더군요. 첫 째 아이가 말썽을 부린 모양인데 이번엔 도저히 신발벗고 들어가질 못해
모두 신발 신고 들어가 널브러진 잡동사니와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늘벗님,웅아저씨,참사랑님이 할머님댁을 치우는 동안 봄내님, 까치님과 함께 400여미터 떨어진
화재난 집으로 올라가 어떻게 도와야 할건지 둘러봤습니다. 역시 두 분 다 놀라시는 눈치.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한참을 집안 구석 구석을 둘러보고 함께 내려와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아 보았습니다. 우선은 할머님의 의사가 중요함으로 일반 시간을 두고
할머님이 나오시는 대로 코스모스님과 상의를 하고 관할 복지사의 의견도 듣고 해서
보다 구체인 계획을 세워야할 것으로 대략적인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는 우리 따세에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운영진들의 회의를 거쳐 꾸준히 지원해야할
부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
청소를 끝내니 다시 겨우 사람 사는 방? 같이 보이더군요. 그 정리된 곳에서
늘벗님이 준비해 오신 밥과 김치, 소문에 의하면 엊그제 고은리 갔다 쫓겨난 순두부로
맛있는 김치국을 끓여 밥 한공기씩 말아 먹고 아이들 목욕 시켜 주었습니다.
보지 않은 분들은 모르실 겁니다. 씻기 전과 후의 아이들 모습을 말이지요.
이런 표현이 맞을까 모르겠습니다만, 6.25 전쟁때 길거리에서 부모 잃고 울부짓는 아이?
찌든 옷과 정말 더러운 얼굴, 손, 발... 아직 이런 아이들이 있나 싶을 정도이지요.
흠, 저 역시 어릴 때 참 어렵게 산 기억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제 어린 시절이 떠올라 어쩌면 더욱 안 쓰럽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꼭 제 어린 시절이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을지라도 정말 아이들 보면 눈물납니다.
정신지체로 자기나이보다 어린지능으로 살지만 그 아이들의 눈과 웃음을 보면
참 맑습니다. 목욕 후 옷 입히고 웅아저씨와 봄내,까치님 등과 얘기를 하는데 셋째넘이
형아하면서 제 품에 안기더라고요. 옆에 계시던 참사랑님이 아이 보고 '사랑해요..그래'
하니까 씨익~ 웃으면서 사랑해요...하면서 제 볼에 뽀뽀를 합니다. ^________^
일곱 살 먹은 사내 아이, 그것도 침까지 흘려 가며 발음도 정확치 않게(하긴 나도 그러지ㅋ?)
사랑해요..하는데... 정말.. 이쁩니다. 말썽을 피워도 그 어린 아이들이 뭔 죄가 있겠습니까?
마냥 좋다고 안기는 아이의 볼에 저도 사랑해~~하며 뽀뽀를 해 주었습니다.
차마 맨정신으로는 못보는 슬픈 가족.......................
...
내색은 안 했지만.........
떨어지지 않는 발을 돌려 집으로 향했습니다.
부디 그 가족들에게 행복한 일들만 만발하는 날이 오길 바랄 뿐입니다.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결혼이야기 (0) | 2006.04.10 |
---|---|
누워서도 할 수 있어요 (0) | 2006.03.13 |
삼일간의 춘천일기 060107 (0) | 2006.01.11 |
푸른비의 특별했던 2005 X-Mas 이브 (0) | 2005.12.25 |
장학리 & 고은리 할머님 051210 (0) | 2005.12.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