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중고PC '재활'돕는 장애인 홍금표씨를 만나다
최근 한 직장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평생직장이란 개념마저 사라진 시점에서 비록 아르바이트이지만 자신의 본업처럼 생각하며 앞으로 관련 일을 더 공부해 꿈을 이루고 싶다고 하는 한 장애인을 취재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92년도에 운전연습을 하다 차량전복사고로 척추를 다쳐 중도장애인이 된 홍금표(41·남)씨.
"내 손 거쳐 중고PC가 '부활'할 때 가장 보람"
▲[ 출근을 위에 차에 올라 휠체어를 싣고 있는 홍금표 씨. ]
중도장애의 삶을 살게 된 홍금표 씨는 사고 전 대학시절엔 신앙생활을 통해 선후배 등 많은 사람들과 친분을 쌓고 교회를 통한 봉사활동에서 활기찬 젊은 시절을 보낸 것이 지금에 와 생각해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잠시 옛일을 떠올렸습니다. 졸업 후 어떤 일을 했냐는 질문에 그는 “사고 전 한 금융사에서 일을 하였고 퇴직 후 다른 일을 배우다 도중에 사고를 당했으며 오랜 시간 재활치료를 하고 장애인직업학교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였으나 공부도중 욕창 재발로 다시 5개월 정도 병원 신세를 져야했기에 끝내 직업학교를 졸업 못하고 그만 두었는데 조금 더 공부해서 졸업을 했더라면 지금보다 나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고 아쉬운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특별한 기술자격 없이 직업학교를 나와 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그는 창업을 위해 소상공인 지원센터의 창업교육을 이수하고 창업박람회에 가서 신청을 해봤으나 담보문제와 그밖에 자격조건이 맞지 않아 쉽게 시작할 수 없었다고 하며 이 외에도 여기저기 일자리를 알아 봤고 노동부 구직 등록을 통해서도 일자를 알아보았으나 생각처럼 직장을 쉽게 구할 수 없어 재택이 가능한 일거리를 다시 찾아보다가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거래할 수 있는 품목 중 하나인 장식소품(마블인형, 조화, 화분)을 주문 받아 판매하는 일을 소일 삼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고 몇 년 전부터 왕래하던 지역 장애인 재활협회의 추천을 받아 중고PC 수리하는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 홍금표 씨가 일하는 일터 전경 ]
이 일은 재활협회 주관으로 'PC무료 기증사업'의 일환인데 관공서나 개인에게 수거한 PC를 청소하고 수리하여 재활용 할 수 있게 세팅하는 작업하는 것. 그간 해당 재활협회서 주관한 장애인IT경진대회에 참여 하는 등 개인적으로 컴퓨터 실력을 쌓아온 그는 이 일(아르바이트)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하며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참고적으로 이 재활협회에서는 신체적/경제적인 이유로 교육의 혜택에서 소외되는 장애인들을 위하여 정보화자격증 반 교육, 통합정보화교실, 장애인방문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홍금표 씨에게 이 일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냐는 질문에 “(PC를)기증해준 분들에게 고마움을 가지고 있으며 이 PC를 받아 수리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기증 할 수 있도록 나의 작은 수고가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덧붙여 “무엇보다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또한 산더미처럼 쌓여진 중고PC들 중에서 한두 대씩 사용 가능한 PC가 조립돼 나올 때 더욱 뿌듯함을 느낀다.”며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홍씨의 꿈은 'IT 창업'
[ 식사준비를 하는 홍금표 씨.]
장애인 취업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질문을 하니 “대기업에서 의무고용시행법을 잘 지켜 보다 많은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주어야 한다 생각한다.”는 답과 함께 “취업이 힘든 사람들을 위한 자영업과 창업에 대한 지원과 시책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복지정책의 진보된 발전이 있길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여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는 것이며 나아가 IT 관련 일 중 하나를 창업하는 것이다.”라고 미래의 대한 꿈을 밝혔습니다.
이에 재활협회에서 사무를 보고 있는 한 동료 여직원은 “홍금표 씨는 늘 밝게 일을 하세요. 그래서 옆에서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지요.” 라며 긍정적이며 적극적으로 일하는 홍금표 씨에 대해 칭찬을 아까지 않았습니다.
잠시 하는 일도 정붙이면 본업처럼 할 수 있어
일명 투 잡(Two Jobs)이 확산되고 한 가지 일에 만족 또는 금방 싫증내는 사람들이 늘면서 일을 두 가지 이상 하며 더욱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이 된 요즘은 ‘평생직장’이란 단어가 무색해질 정도로 사람들은 자신의 직장을 잘 옮겨 다니거나 직종을 자주 바꾸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사회적인 변화에서도 나타나는 것이지만 개인들마다의 직업의식의 변화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단, 두 가지 일을 함에 있어 모두 성공적으로 이끌어 간다면 다행이지만 정작 능력 없이 “남들이 하니까” 하는 마음으로 한 가지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다른 일에 욕심을 내는 것은 문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장애인들에게 있어서는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고요. 아니, 한 가지 일도 하고 싶어도 못할 경우가 흔할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어떠한 일을 하고 있으나 그 일에 흥미를 금방 잃고 다시 다른 일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현실에서 자신의 일이 생긴다는 것 자체 하나만으로도 감사하며 그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려는 장애인들이나 이반 무직자들 또한 많을 것입니다. 비록 잠시 하는 일이지만 정붙이면 나의 본업처럼 열심히 일할 수 있고 마음만 있다면 그 일을 좀 더 공부해 전문적으로 자기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홍금표 씨는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는 듯합니다.
비록 불편한 몸이고 임시직으로 일하고 있으나 늘 밝은 얼굴로 자신의 일을 아끼며 사랑할 줄 아는 그에게는 우리는 많은 것을 깨달으며 살아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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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올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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