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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사는이야기

올해 마지막 스키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by 푸른비(박준규) 2007. 3. 7.

부제: 하나의 풍경에서 얻는 느낌의 수는 무한대

 

이상기후로 점점 겨울이 짧아져 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스키마니아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올해는 기상관측 사상 제일 따뜻한 겨울로 기록됐다고 하니 스키마니아들의 불만도 적지 않고 이런 날씨로 인하여 예년에 비해 다소 일찍 폐장하는 스키장도 늘었다 해서 지난 주말과 06일 춘천 근교에 있는 한 스키장을 찾아가 그곳 풍경을 담아봤습니다.


폐장 1주일을 앞둔 스키장


지난 토요일 오후도 날씨가 포근해 스키장은 평소 주말과는 달리 더욱 한적한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으며 오전, 오후 개장을 마치고 눈(雪) 고르기를 하고 있는 정설차 만이 한가롭게 눈밭을 오가면서 야간개장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 눈 고르기를 하는 정설차.


따듯한 주말 가족과 함께 하는 스키어들


아빠가 아들의 스키를 살펴주는 부자(父子)의 모습을 시작으로 서서히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리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는 스키장은 한가롭게 주말 저녁을 맞고 있었습니다.


예년보다 포근해 더욱 한적해진 스키장 분위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하니

서울 동작구에서 가족과 함께 쉬러왔다고 하는 정민석(남·43)씨는 “겨울 가기 전에 스키 한번 타려고 식구들과 한 번 나와 봤는데 날도 그리 춥지 않고 사람들도 별로 없어 쉬다 가기 좋겠네요?” 라며 한적한 분위기에 만족한다고 대답했습니다.

 

 

 

 

▲ 가족과 연인들의 다정한 모습들.


따듯한 조명 아래서 타는 야간스키


금방 날이 저물고 스키장 전체에는 따듯한 조명이 밝혀지며 폐장을 1주일 앞둔 스키장의 밤에도 황금빛 활기가 돌았습니다. 부츠를 단단히 고정시키는 사람과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람, 신나게 스키에 몸을 싣고 내려오는 사람들 까지 포근했던 3월 첫 주 토요일 밤의 스키장 풍경은 평화롭기만 했습니다.

 

 

 

▲ 야간스키 타기 위해 즐거워 하는 사람들.


넘어져도 신나요


며칠 후 꽃샘추위가 있던 06일 오후, 동일 스키장을 다시 찾아가니 평일이라서 사람들은 더욱 적었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꽃샘추위를 즐기려는 몇몇 사람들이 그 커다란 스키장을 지키고 있었으며 보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일까? 흰 눈밭에 넘어져 구르면서도 신나는 얼굴로 오후 한 때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 모습에 꽃샘추위도 잠시 그들의 추억거리에 지나지 않을 뿐, 겨울은 그렇게 지고 있었습니다.


 

 

 

▲ 넘어져도 즐거워하는 사람들.


이렇게 올해 마지막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 속에서 겨울은 한 발짝씩 멀어져 가고 그 뒤를 따라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


취재후기

 

이상기후에 겨울이 점점 짧아져 스키마니아들의 불만도 커져가겠지만 그 불만의 크기만큼이나 모든 사람들의 걱정 역시 커져갈 것입니다.


갖지 못한 사람들은 사계절 중 여름을 가장 좋아합니다. 추위 걱정과 난방비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것을 보면 겨울이 짧고 따듯하면 좋겠지만 겨울이 따뜻하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자연이 파괴되고 있다는 의미가 되므로 겨울은 겨울답고 여름은 여름다워야 합니다.


이번에 스키장을 오가면서 또 하나의 느낀 점이 있다면 ‘평등’이었습니다. 여기서의 평등이란 수많은 것을 의미하기에 부연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사소한 풍경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느낌은 하나에서부터 무한대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만큼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수없이 다른 느낌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인데, 저는 포근한 날씨로 인해 한적한 스키장과 소수의 사람들 표정을 보면서 ‘평등’이란 것에 대해 물음표와 느낌표를 동시에 찍었습니다.


제 글을 읽으신 님들은 과연 어떤 느낌들을 받으셨을지 궁금하네요.


* 부자(夫子) -> 부자(父子) 로 바로잡습니다. 죄송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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