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할머니가 계서셔 행복한 사람들
▲ 장학리 할머님댁의 전경
3월의 따스한 햇살이 얄궂게 따스한 일요일 오후, 나른한 몸 마다 않고 나온 사람들이 한 독거할머님 댁에 모여 조촐하지만 행복한 생신잔치를 벌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올해 83세를 맞이하신 춘천시 동면에 조옥춘 할머님. 조 할머님은 일명 ‘장학리 할머님’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인터넷 봉사모임인 ‘춘천따뜻한세상만들기’(이하 춘천따세)에서 정기적으로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독거노인들 중 한 분이시며, 춘천따세는 2001년도에 개설돼 그동안 꾸준히 독거노인들을 보살펴 드리고 있다.
서로가 어울릴 수 있어 행복한 사람들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할머님 댁에서는 제대로 음식을 만들 수 없는 여건이다. 해서 이날 생신 상에는 회원들이 조금씩 집에서 만들어 온 것으로 올리고 미역국과 몇 가지 음식만 데우는 정도로 생신 상은 금방 차려졌다.
상을 차릴 동안 밥을 안치고 일부 회원들은 할머님 말벗을 해드렸고 몇 분은 상 차리는데 정성을 다했으며 두 평도 채 되지 않아 보이는 방안에서는 많은 이야기와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일주일 열심히 일하고 피곤하지만 서로 어울리며 위해준다는 것 하나만으로 행복해 하는 사람들 덕에 장학리 할머님 얼굴에도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 준비해온 음식들을 풀어 놓는 회원들.
▲ 냄비에선 비역국과 갈비찜이 데워지고 있다.
▲ 상을 차리며 담소를 나누는 회원들.
▲ 사람들이 들어오길 기다리시는 할머님.
생신 축하 합니다~
정성스레 생신 상을 차리고 식사에 앞서 케이크에 불을 켜고 축하노래가 이어졌다. 아들, 딸, 손자, 손녀들 같은 사람들 안에서 즐거워하시는 할머님 모습 속에서는 그 어디에서 느끼지 못할 정겨움과 따스함이 묻어나고 있었으며 정성스레 차린 음식으로 즐겁고 행복한 식사시간이 이어졌다
▲ 촛불을 끄시는 할머님.
식사를 마찬 후 뒷정리까지 깨끗하게 하는 회원들 모습에서도 따스함이 배어 있었다.
▲ 설거지를 하시는 회원님 모습.
따뜻하게 지내세요~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하여 약을 과다하게 복용하여 속도 안 좋으신 장학리 할머님. 이러한 노인들일 수록 따뜻하게 지내셔야 하는데 마침 같은 카페회원 한 분이 이사를 하면서 쓰던 연탄을 할머님 댁에 기부하여 이날 참여한 회원들이 화물차량을 대여해 연탄을 싣고 와 일일이 부엌(광) 안으로 나르는 작업까지 마쳤다.
▲ 일일이 부엌(광)까지 쌓아올린 연탄들.
이날 할머님께서는 “사람들이 많이 와서 좋다‘라는 말씀을 연거푸 하셨다. 비록 치아가 없어 준비해온 대부분의 음식은 못 드셨지만 당신을 찾아와준 사람들만으로도 행복해 하시는 모습이었다.
취재후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가진 게 많아 원하는 모든 일 쉽게 할 수 이룰 수 있는 것.
남들에 비해 조금도 쳐지지 않는 조건에 늘 당당할 수 있는 것.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은 좋은 조건들로 삶의 여유가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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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그것들이 순간 행복이 될 수도 있고 일부 사람들은 꼭 그것들이 행복의 필수라고 느낄 수 있는지 모르지만 꼭 그런 것들이 아니더라도 ‘아주 작은 것에 행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나는 자주 느낀다. 나 역시 가진 것 없고 사는데 불만투성이지만 나보다 못한 사람들에게서 용기를 얻고 나보다 나은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으며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허름한 집에서 홀로 살아가시는 장학리 할머님은 내가 찾아 뵐 때마다 늘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신다. 자식은 있지만 자식들보다 더 당신을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어 당신은 복 받은 사람이라고 얘기해 주신다. 이렇듯 행복이란 너무 큰데서 찾지 않아도 충분히 찾을 수 있으며 느끼게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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