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UCC 낚임성 기사 제목, 그 안에 담긴 진실
지난 일요일(02/11) 밤늦게 나는 다음(Daum)에 접속을 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평소 방문객들이 몇 명 되지 않던 내 블로그에 이날 방문객 수가 7만 여명이 훌쩍 넘게 표시 되어서였다.
순간 어제 올린 기사가 (다음)메인화면에 배치되어 그런가 하며 눈을 씻고 메인화면 ‘미디어다음’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내 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고침’을 누를 때마다 몇 십 단위로 올라가는 내 방명록 방문자수에 “블로거가 만든 뉴스” 섹션에도 가보고 이것저것 살펴보았지만 역시 내 글은 유독 눈에 띄지 않았다.
▲ 하룻동안 다녀가 블로그 방문자 수와 메인에 배치된 사진과 제목
▶ 관련글: "혼수 때문에 파혼하다고요?"
하지만 내 블로그를 가보니 한 기사에 댓글이 집중적으로 달리고 있었음을 알았다. 그래도 여전히 방문자수가 올라가는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몇 분 지나서 (다음)메인화면 ‘미디어다음’ 바로 밑에 있는 ‘흥미진진 UCC'라는 부분에 내가 쓴 기사 제목이 처음 보는 사진과 더불어 등록돼 있음을 발견했다.
UCC 낚임성 기사 제목과 낚임성 기사의 내용
어떤 기사이건 제목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글을 써 본 사람이거나 글을 자주 읽는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기사의 제목, 그리고 그 기사의 첫 문장에서 모든 내용이 파악되어야 하는 만큼 제목이 갖는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이러다 보니 더 현실적인 제목이나 나아가서는 자극적인 제목까지 써가며 해당 기사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읽히려고 노력들을 하지만 그 도가 지나치게 되면 요즘 흔히 표현하는 말로 ‘낚이는 기사’가 되어 버리게 미련이다. ‘낚인다’라는 표현은 낚시로 고기를 잡을 때 쓰는 말로서 해당 기사가 많이 읽혀지기 위해 제목을 그럴싸하게 달아 놓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날 내 기사 중 하나가 본이 아니게 누리꾼들을 낚는 기사가 되어 버렸다. 며칠 전 올려진 ‘혼수품 때문에 파혼한다고요?’ 라는 제목으로 올린 기사였는데 블로그 및 ‘블로거가 만든 뉴스’ 섹션에서도 그다지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다가 이날 ‘흥미진진 UCC'에 올려 지면서 많은 조회수를 올리게 된 것이다.
더욱 조회수가 많이 올라간 이유는 미디어 측에서 임의로 삽입해 준 사진 한 장의 힘이 컸기 때문. 실제 내 기사 속 사진이 아닌 모 연예인들이 착용했다는 반지사진을 내 기사 제목에 입혔던 것이다. 이로 인해 사진을 클릭하고 내 블로그로 들어와 기사를 읽은 많은 누리꾼들의 댓글 중 90%가 ‘낚였다’라는 표현을 남기고 돌아갔다. 물론 10% 정도는 기사의 원뜻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댓글을 남겨 주었지만 대부분의 댓글이 낚였다고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 서로 엇갈리는 댓글들
그러나 나는 이날 내 글이 메인(흥미진진 UCC)에 배치되고 백여 건이 넘는 귀여운(?) 악플들이 달렸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비록 나도 모르는 사진 한 장에 낚임성 기사를 작성한 사람으로 90%의 방문자들에게 낙인 찍혔을지라도 10%의 방문자들이 진실 된 내용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또한 낚임성 제목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그 결과, 읽는 이(누리꾼포함)들의 시선을 끌려는 제목과 그 제목 속에 글의 내용이 달라서 그들로 하여금 허탈함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제목이 조금 따분해할 것처럼 보여도 사진이나 이미지를 돋보이게(?) 해서 많이들 읽혀지도록 하려는 경우로 나눠진다는 것을 안 것이다.
전자의 예를 간단히 들자면 이런 것이 있다. 흔히 연예계 기사를 쓸 때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서 한 젊은 인기가수를 더욱 알리기 위해서 제목을 ‘가수 OOO 결혼하다!’ 라고 써놓고 내용을 읽어보면 가수 OOO 가 음악과 열애에 빠져 결혼했다는 식으로 흥미 위주로 작성하는 등의 낚임성 제목들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반대로 후자인 낚임성 방법이라도 택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글을 읽게 하고 싶은 게 모든 글쟁이들의 바람일 것이다. 물론 실력이 있어 낚임성 제목을 안 쓰고도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글이 읽혀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위와 같은 방법으로라도 자신의 글을 재밌게 읽힐 수 있다면 다행이 아닐는지 깨달은 하루였다.
이런 것을 볼 때 낚임성 제목이라 할지라도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볼 것이 아니라 왜 이렇게라도 이 글을 알리려 했을까 라고 한 번 쯤 생각하고 읽어보는 마음가짐도 필요할 것이다. 물론 단순히 조회수만 올리려는 글들은 자제하고 읽는 이들로 하여금 그 어떤 어느 정도 댓가(?)를 치러야겠지만 말이다.
더불어 미디어측에서도 흥미위주의 글보다 내용면에서 읽을거리가 있는 글들은 조금의 낚임성 방법을 써서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게 해주는 것도 하나의 고객서비스 차원의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만의 UCC 란 무엇일까?
요즘 UCC(User-Created-Contents)는 젊은 세대는 물론 정치인들에게 까지 큰 영향력을 주고 있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냥 흘려버릴 수 없는 관심사가 됐다. UCC란 말 그대로 ‘사용자가 만든 콘텐츠’를 의미한다. 이 콘텐츠 중에는 글쓰는 것과 동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것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누고 다시 세분화 되어 나뉘게 된다.
우리가 처음 접했던 UCC로는 오래 전부터 텔레비전에서 시청해 왔을 ‘시청자 비디오 코너’라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렇듯 UCC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 삶속에서 같이 해 오다가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그 참여 분야가 글과 비디오로 크게 나눠진 것이고 다양하게 세분화 돼서 오늘 날의 UCC 문화가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나만의 UCC를 달리 해석 하고 싶다. 내가 블로그에 본격적으로 글을 올린 것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지만 그간 올린 내 글에 많은 사람(누리꾼포함)들이 반응을 보여주고 그 기사로 일부 사람들에게 행복을 조금이나마 주었던 것을 느끼다보니 나만의 UCC는 ‘Us-Community-Contents'라고 해석하고 싶어진다.
즉, ‘우리 공통의 콘텐츠 또는 우리들만의 커뮤니티가 이뤄지는 콘텐츠’ 정도로 해석하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이 뜻이 억지가 될 수 있으나 적어도 나만의 UCC는 이런 마음을 갖게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나도 사람인지라서 이날 ‘흥미진진 UCC’에 배치된 내 글이 기사(미디어다음) 면에 배치가 되어 더 많이 읽혀지고 낚였다는 댓글보다 내 글이 말하려는 원뜻을 읽는 이들에게 더 공감을 주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욕심도 생겼지만 사장(?)될 뻔한 내 글이 잠시나마 빛을 봤다는데 감사하며 더욱 열심히 글을 써서 많은 사람들 가슴속에 남는 글쟁이가 돼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머님 오래오래 사세요 (0) | 2007.03.19 |
---|---|
올해 마지막 스키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0) | 2007.03.07 |
봉사자들이 좋아 시설입소를 거부한 독거할머니 (0) | 2007.02.09 |
요즘도 라디오 음악방송 들으시나요? (0) | 2007.02.08 |
갑작스런 지진에 놀라다 (0) | 2007.01.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