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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사는이야기

<늦둥이 대작전> PD에게 띄우는 글

by 푸른비(박준규) 2008. 5. 21.

부제: 테레사 수녀만이 장애아입양하나?

 

지난 18일 방영된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늦둥이 대작전>을 보고 내가 올린 글(..."늦둥이 대작전"을 보고)에 대하여 일부 네티즌들은 동의를 했고 일부 사람들은 부정적 댓글을 달았다. 뿐만 아니라 MBC 홈페이지에도 비슷한 글들이 올라와 많은 네티즌들이 의견을 달았다.

 

방송내용의 요지는 “건강상태를 장담할 수 없는 기아(길에 버려진 아이, 해찬)와 미혼모가 출산한 엄마와 건강상태가 입증된 아이(하람) 중 후자인 하람이를 입양아로 결정해 행복하게 잘 산다.”는 것이다. 여기서 해찬이는 장애아도 아니었고 단지 길에 버려진 아이라서 건강상태를 확신 못한다는 영아원 관계자 말에 양부모는 하람이를 입양한 것이다.

 

이 방송을 보고 나는 “입양에 있어서도 장애아는 뒷전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고 이를 아쉬운 마음에 글로 써서 올렸다. 이에 일부 사람들은 내 글이 하람이의 부모를 폄하는 줄 알고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있으며 내 생각과 같은 네티즌들이 또 다른 글들을 인터넷 상에 올려 급기야 담당 PD가 자신의 생각을 자사 홈페이지에 글로 남겼으나 그 글을 읽는 순간 나는 또 반론 아닌 반론의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는 중이다.

 

이근행PD의 글을 모두 옮길 수는 없고 내 생각과 다르다고 읽었던 부분만 아래 스크랩했다.

 

“입양이 테레사 수녀와 같은 분들만이 가능하다면 이 땅에서 아이를 입양해 키우실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전 입양도 현실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중 위 부분만 스크랩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나 이 부분만으로도 읽는 이의 마음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기에 집고 넘어가려는 것이다. 이근행PD가 올린 글의 전문을 읽으면서 그는 매우 현실적인 사람인 듯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스크랩한 부분대로라면 입양은 테레사 수녀 같은 사람만 하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이근행PD는 위처럼 밝혔다. 입양도 현실적(장애아 기피증) 사랑이라고.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 있다. 다시 말한다면 그럼 장애아입양은 테레사 수녀 같은 분만 한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이 부분은 자칫 장애인 차별성을 두고 표현한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는 것. PD는 “입양이 테레사 수녀와 같은 분만...”이라고 했지만 이 안에는 장애아입양이라는 뜻이 숨어 있기에 “입양도 현실적인(비장애아입양) 사랑”이라고 끝을 맺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렇지 않다면 정말 다행이겠지만.

 

우리나라가 장애아입양에 무관심한 건 후진국적인 복지정책 때문이다. 정책이 잘된 외국 같았다면 지금보다야 좀 더 많은 장애아입양이 이루어졌겠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기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애아를 입양해 양육하는 분들이 더욱 빛나 보이는 것은 아닐는지?

 

허나 방송도 현실추구를 해야 하는 매체이기에 무조건적으로 감성만을 자극하는 프로그램 기획은 잠시 밀어 놓을 수 있는 것. 때문에 내가 올렸던 글은 <늦둥이 대작전>이란 프로그램과 그 가족들이 잘못 됐다는 얘기가 절대 아니며 너무 현실적인 내용이라 아쉬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의외로 나와 같은 분들이 많았던 탓에 잠시 이슈화 된 것 같으며.

 

그런데 이근행PD의 개인적인 글을 읽노라니 장애인입장에서 다소 매끄럽게 와 닿지 않는 문장 때문에 끝내 이런 글을 또 한 번 올리고 말았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우리나라의 장애아입양의 저조현상은 우선적으로 정부의 복지정책 문제다. 하지만 우리가 갖는 장애아입양에 대한 인식도 변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단적인 표현을 하자면 건강한 아이 입양은 이젠 특별한 일이 아니라 보편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장애아입양 역시 진정한 사랑이 우선돼야 할 것이고.

 

마지막으로 20일 방영된 <우리신비>(이근행PD)편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일반 장애인부부의 삶과 크게 다른 메시지는 없어 보였다. 살고 있는 나라가 일본 동경이라는 것과 아내가 시각장애인이면서 박사란 것 밖에는. 한국에서 장애인부부로 힘든 환경을 헤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사랑'이라는 프로그램이 주었던 큰 감동에 비해 <우리신비>는 너무 현실적이면서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물론 위 생각은 극히 내 개인적인 것이며 너무 '사랑'이란 프로그램에 기대를 많이 한 것이 원인이라 생각한다.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앞으로는 타 교양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현실을 깰 수 있어 더욱 아름다운 휴먼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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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준규  

푸른비전하는 세상사는 이야기  

 E-Mail : poems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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