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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사는이야기

3시간 거리, 9시간 운전했어요.

by 푸른비(박준규) 2008. 2. 8.

부제: 명절, 교통정체 해결은 도로지식과 눈치?!

 

 

지난 설, 평소 3시간이면 도착할 거리를 9시간 동안 운전하고 다음날 반나절을 앓았다. 현재 살고 있는 곳은 경기도 가평, 매년 명절 때면 잠시 아버님 댁에 방문을 하는데 그곳은 천안으로 평일 같으면 3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명절 땐 어김없이 막혀 도착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

 

 

 

명절, 교통정체 해결은 도로지식과 눈치?!

 

난 자타가 공인하는 길치이기에 타지를 혼자 운전해서 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몇 해 전부터 내비게이션을 구입하여 이젠 전국방방곡곡을 다니고 있긴 하지만 요즘처럼 명절 때는 길은 알지만 정체가 심해 운전하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니다. 해서 이번에는 설 전날 내비게이션을 갖고 가평서부터 천안까지 뻗어 있는 각 도로를 탐색해 몇 개의 시나리오(경로설정)까지 작성해 놓고 잠을 잤다.

 

설 날 아침, 첫 시나리오대로 출발했다. 경로는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 생전 처음 가보는 지역을 지나서 낯선 풍경도 감상하며 막히지 않게 3시간 만에 도착을 했다. 속으로 내심 뿌듯해 하며 ‘음, 설 정체 별거 아니군!’을 되뇌었다. 허나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식사를 하고 조카들과 잠시 장난을 치다가 성묘를 마친 후, 가평으로 돌아오는 길.

 

두 번째 시나리오대로 역시 국도를 선택해 출발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예상은 했지만 처음부터 심상치 않게 정체가 시작된 것이다. 천안 시내를 빠져 나오는 데만 2시간이 훨씬 더 걸렸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것.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머리를 썼던 모양이다. 그럼 이 시각 고속도로 사정은 어떨까? 요즘 내비게이션에서 주목받는(?) TPEG 기능을 통해 현황을 살피니 역시나 상행선에서 정체현상을 보였다. 이정도면 굳이 국도에서 고속도로로 경로를 바꿀 필요는 없어 보여서 끝까지 국도를 고집 운전했다.

 

오후 3시 30분에 천안을 출발했는데 경기도 오산 시내에 접어든 시간이 8시 30분, 5시간을 운전해 겨우 주행한 거리다.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를 학인 하니 아직도 120KM 정도. 지난 밤 잠을 설쳐서인지 극심한 졸음이 밀려와 오산 시대 모 대형마트 건너편 인도에 차를 정차시키고 잠시 설 잠을 잤다. 길옆에 정차를 한 것은 줄지어 있는 차들의 행렬을 주시하기 위한 것. 허나 눈을 뜬 9시 30여 분까지도 서울로 올라가는 차들의 행렬을 끊이지 않았다.

 

정신을 추스르고 다시 운전을 시작, 여전히 막히는 국도, 혹시나 해서 고속도로 현황과 dmb를 통해 뉴스를 접하니 이제 점차 사정이 나아진다고.. 하지만 쌓인 피로로 고속도로로 경로를 바꿀 수가 없었다. 이번 명절 정체현상을 보며 느낀 점이 있다면 현실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어 보였다. 연휴가 길거나 짧거나 정체는 계속될 것이라는 것.

 

단, 현재 새로 생기는 도로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도로지식이 풍부하고 적당한 눈치로 시간대만 잘 알아채 출발 한다면 조금은 교통체증 없이 운전할 수 있어 보일 듯하다. 더불어 명절 때마다 겪는 교통정체는 이 나라가 안고 갈 영원한 숙제 또는 풍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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