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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사는이야기

혼전동거, 필요한 것일까?

by 푸른비(박준규) 2008. 10. 22.

부제: 혼전동거에 대한 단상

 

 

나이가 들고 급증하는 이혼율을 지켜보면서 어느 날부터 나는 ‘혼전동거’에 대해 틈틈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매우 예민한(?) 부분이라서 아무에게나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주제이진 않지만 한 번쯤 툭 터놓고 얘기하고 싶었다.

 

살아보고 결혼하느냐? 결혼해서 살아보느냐?

 

매우 단순한 생각일 수 있으나 예전 같으면 생각만 했지 감히 꺼내지도 못했을 얘기다. 허나 지금도 위와 같은 질문을 사람들에게 하면 연령층마다 그 답변은 천차만별로 나누어질 한마디로 답이 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그 수많은 답변을 듣기 전에 나는 이 주제(질문)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때는 너무도 보수적인 성격을 가진 적이 있었다. 지금보다 훨씬 젊을 때 말이다. 오히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현실을 이해하고 있는 듯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혼전동거란 나에겐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동방예의지국이란 우리나라에서 어찌 그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라고 깊게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월은 흘러 사람들의 의식조차 바꾸어 놓았는지 어느 해부턴가 젊은이들의 혼전동거는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금에 와서는 큰 거리낌 없이 동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한 편에서는 그렇게 일정기간을 살아보다 모든 면이 맞으면 결혼을 하고 혼인신고를 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일부 사람들은 결혼은 해도 혼인신고를 늦게 해 만일 문제가 생겨 헤어져도 서류상 흔적이 안 남게 하려는 경우도 눈에 띤다.

 

이런 것을 볼 때 분명히 예전에 비해 혼전동거는 많이 퍼져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결혼식만 올리고 동거하는 것과 결혼식을 하지 않고 동거하는 것은 타인들에게 비추어질 때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맥락은 같은 것이라 생각된다. 서류상 미혼이기는 마찬 가지므로.

 

문제는 동거방식 

푸른비 마음이 삐딱해선지 하트도 찌그러게 찍혔네요. ㅜㅜ;

 

일단 혼전동거찬성론 쪽에서 문제를 제시해 본다면 가장 눈에 띠는 것이 동거방식일 것이다. 이 동거방식이란 쉽게 말해서, 두 사람만이 가족들 동의 없이 살아가는 것이냐? 아니면 양가 승낙이 있은 후 살아가는 것이냐에 대한 차이일 것으로 보인다.

 

전자의 경우가 흔히 문제되는 동거방식이다. 즉, 가족들 몰래 또는 둘만의 결심으로 큰 책임감 없이 동거하는 것. 허나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이 방식의 동거를 선호(?)하고 있다.

 

후자의 경우는 가정 형편 상 또는 본인들의 의사로 혼인신고를 늦춘 후에 동거를 하면서 일반 결혼생활과 같은 삶을 사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동거는 사회상으로도 큰 문제될 것은 없다.

 

다시 전자의 경우를 살펴보면, 세월이 흐를수록 그러한 동거방식도 예전처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일이 조금씩 사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 터라 그들에겐 불편하겠지만 현실은 그런 방식의 동거를 선호해 가고 있어 이를 어찌 받아드려야 하는지 개인 스스로에게 달렸다.

 

동거가 주는 장단점?!

 

동거하는 사람들은 왜 늘어나는 것일까?

최근 들어 이해의 폭이 늘어났다지만 그래도 아직은 우리 사호에서는 혼전동거에 대한 시선은 차갑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동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분명 어떠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는지?

 

동거를 하는 사람들이나 결혼에 실패한 또는 힘든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한 가지 공통된 내용이 있다. 즉, “살아봄으로 인해서 상대의 성격파악과 가정에 보이는 실습관 등 미리 알 수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야 결혼(혼인신고)하고도 얼마든지 알 수 있는 부분이나 최근 늘어나는 이혼율의 대분이 ‘성격차이’라는 것을 볼 때, 살다가 이혼해 자신의 삶에 상처를 남기느니 처음부터 상대의 성격파악을 위해서라도 혼전동거를 찬성한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이것이 혼전동거가 주는 최대의 장점이고.

 

반대로 최대 단점은 사회적 시선이다. 아직까지는 이를 이해하기에 벅찬 우리나라 정서상의 문제로 혼전동거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고령의 연령층일수록 더욱 이해하지 않으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혼전동거를 시작한다는 것은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동거를 하는 자신들마저 장점이 될 수는 없다, 특히 동거가 주는 장점 때문에 시작을 했어도 동거기간동안 자신에 대해 모두 드러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어차피 혼전동거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 스스로도 그렇게 당당하지 못한 생각도 들 수 있어서 이는 혼전동거가 주는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실제로 별거생활을 하다가 끝내 이혼까지 하게 된 한 지인(여·35)의 말에 의하면 “결혼(동거) 전에는 이 사람에 대한 가정 내에서의 성격이라던 지 모든 면에 대해서 몰랐고 살다보니 그러한 것들에서 오는 성격차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때문에 한번 쯤 살아보고 결혼하는 것도 그리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고 혼전동거에 찬성을 나타냈다.

 

반면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남·40)는 “아무리 사회가 바뀐다고 하지만 혼전동거는 시기상조일 듯싶다. 뭐든 경험을 해보고 결정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결혼마저도 살아보고 하는 것만큼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트인 마음으로 생각하면 “살아보고 결혼하는 것”이 나을 것 같고, 우리나라 정서상으로 보면 “결혼부터 해서 살아가는 것”이 나을 것도 같고 하지만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내리기 힘든 결정이다.

 

비록 두 개의 동거방식이 있지만 진정 혼전동거란 것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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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준규  

푸른비전하는 세상사는 이야기  

 E-Mail : poems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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