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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기억 접기

by 푸른비(박준규) 2010. 3. 18.

- 기억 접기

 

 

뚜렷한 계절처럼

잊지 않고 찾아드는 기억

때로는 머리저어 잊고픈 기억

하지만 이 새벽

나는 그 기억들에 사로잡혔네.

 

언젠가 주위 산만한 거리에서

습관처럼 목소리 들려주던 그대

그 거리도, 그 공중전화박스도

상상 속에 펼쳐지다가

이젠 한 장으로 남은 기억.

 

시간이 헤아릴 수 없는 별들만큼

수없이 피고 진 꽃잎만큼 흐른 지금

생각하면 할수록 뚜렷해지는 기억들

그 기억들로 정신 놓기 전에

기억 접기를 하고 싶네.

 

그대가 내게 남겨준 만큼

내가 그대에게 남겨준 만큼의 추억을

이 새벽 고질병처럼 기억하다가

이별의 슬픔보다 더 아픈

기억 접기를 하고 싶네.

 

원망과 미련보다 잔인한 기억 접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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