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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기억의 숲

by 푸른비(박준규) 2010. 5. 8.

- 기억의 숲

 

 

왈칵 눈물이 날지도 몰라

이렇게 보고파 하다

우연이라도 그댈 마주친다면

왈칵 눈물이 날지도 몰라.

 

아무 이유 없이 날 떠난 그대지만

이유 없음이 더 날 슬프게 하는

이 활화산 같은 분노도

그대 생각엔 흰 눈이 되고 마니

 

독한 소주 한 모금에도

모든 기억 지울 수 없듯이

내 안에는 수년의 세월만큼

기억의 숲이 우거져 있네.

 

내가 원치 않던 기억

내가 원했던 기억

그대가 휘저어 놓은 기억

그 숱한 기억들의 숲이 우거져 있네.

 

그러나 언젠간 사라질 숲

거센 비바람도 아닌

세찬 눈보라도 아닌

내 눈물 한 방울에 사라질 숲

 

왈칵 눈물이 날지도 몰라

너무 우거진 기억의 숲을 위해서라도

우연히 그댈 마주친다면

왈칵 눈물이 날지도 몰라.

 

그렇게 내 눈물 흐르는 날

이 숲을 뒤로 하고

나는 먼 곳으로

그대 따라 소풍갈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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