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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마음의 청력

by 푸른비(박준규) 2011. 8. 23.

- 마음의 청력

 

 

계절은 소리 없이 다가와 소리 없이 사라진다.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새벽까지

작은 귀 곤두세우고 귀기우려 봐도

계절은 소리 없이 다가와 소리 없이 사라진다.

 

하지만

계절마다에는 요란한 소리가 있다.

봄에는 빗물 끝에 꽃망울 터지는 소리

여름에는 개구리와 매미들의 징징대는 소리

가을에는 낙엽 뒹구는 소리

겨울에는 사각사각 눈 쌓이는 소리 등

계절마다에는 요란한 소리가 있지만

한 계절이 떠나고 오는 시기엔

아무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조용한 시기마다, 그 침묵의 시간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대라는 이름의 그리움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를 뒤흔든다.

 

계절은 소리를 내지 않고 오가지만

그 조용한 시기마다

나는 그리움 이라는 미련의 소리에

마음의 청력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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