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가을의 들꽃
짧은 단어로
너를 그린다는 것이
길지 않은 문장으로
나를 보여준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네.
마주보고 있으면
애써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너와 나만의 교감이지만
거리를 잴 수 없는 그곳.
지명조차 존재하지 않는 그곳.
나는 이곳에, 너는 그곳에.
서로의 영역을 지키고만 있으니
내 짧은 표현은 한줌의 바람이구나.
하지만
많은 단어로, 길고 긴 문장으로
너와 나를 그린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아쉬울 거야.
우리 몸뚱이보다 작은
서로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는
서로를 그리다 시들어 가는
늦가을의 들꽃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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