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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겨울 속 봄바람

by 푸른비(박준규) 2012. 2. 5.

- 겨울 속 봄바람

 

 

 한줄기 바람이 창틈으로 들어와

작은 내 방을 휘젓고 사라졌다.

들어올 때는 쉽게 들어왔겠지만

한줄기 바람은 끝내

내 방에서 나가지 못하고

방구석 어딘가에

또는 천장과 맞닿은

먼지 쌓인 저 스피커 틈에서

흔적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 바람 사라진 뒤

스피커에서는

봄노래가 흘러 나왔다.

겨우내

케케묵은 먼지들을 뒤집어쓰고도

한줄기 바람을 맞은 스피커에서는

봄노래가 흘러 나왔다.

2월 초순

어제까지

칼바람에 공기까지 얼던 풍경

하루 만에 누그러지더니

끝내

칼바람이 봄바람 되어

봄노래를 틀고 사라졌다.

내일 모레면

다시 불어댈 칼바람에

겨울타령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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