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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사는이야기

관리소장님 '고맙습니다'

by 푸른비(박준규) 2007. 7. 18.

- 관리소장님 고맙습니다

 

부제: 장애인주차구역 안내판 지켜주는 아파트관리소장님

 

 

최근 ‘주차문제로 인에 이웃 간에 싸움이 일어나 몇 명이 다쳤다’는 뉴스도 나오고 심지어 법적소송까지 진행돼 이웃 사이가 멀어졌다는 등 좋지 않은 소식이 늘어나고 있어 주차문제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장애인차량 주차구역에는 비장애인차량이 주차돼 있을 때가 많다. 특히 관공서가 아닌 일반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장애인차량 주차구역의 목적은 거의 상실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용지물이다.

 

근무일 일 때만이라도 지켜야죠

 

▲ 차가 나가면 안내판을 주차구역 중간으로 이동 시키는 윤백 관리소장.

 

 

이렇게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특히 시골 아파트의 경우 세대수가 많지 않은 데가 많아 그 단지 내에 장애인차량 주차구역이 있어도 일반차량들의 주차는 당연한 것처럼 인식돼 있어 거의 일반차량들이 주차를 해놓기 일쑤다.

 

하지만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모 아파트에서는 관리소장이 직접 나서 장애인차량 주차구역을 지키고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해당 아파트 관리소장인 윤백(남·61)씨.

 

최근 관리소장으로 위임한 윤씨는 아파트 단지 내 장애인주차구역이 마련돼 있지 않음을 확인하고 아파트 출입문과 가까운 주차구역 두 곳에 직접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마크를 그려 넣어 장애인주차구역을 지정해 두었다.

 

하지만 이 주차구역을 이용하는 차량이 대부분 일반차량인 것에 아쉬움을 갖던 윤소장은 다시 직접 ‘비장애인차량은 주차금지’라는 표지판을 제작해 장애인주차구역 가장자리에 세워 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차량이 주차를 하자 다시 윤소장은 안내판을 주차구역 가운데다 배치해 놓고 일반차량이 주차하지 못하게 시간 날 때마다 지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일을 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이 아파트에는 7-8 대의 장애인차량이 있는데 일반차량들이 매일 주차를 해 놓으니 정작 장애인 분들은 다른 곳에 주차를 하고 힘들게 오는 것을 보니 답답해서 하게 됐지요.’ 라고 답했으며 어려운 점은 없는지 질문하니 ‘시간날 때 잠깐 봐주는 건데 뭐가 힘들겠어요. 근무일 일 때만이라도 지켜야죠.’ 라며 밝은 얼굴로 답했다. 윤소장은 경비일과 병행하기 때문에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관리소장님 고맙습니다

 

그럼 관리소장의 배려로 편의를 제공받는 사람은 어떤 마음일까? 이 아파트에 사는 장애인(뇌병변2급) P모씨 의견을 들어봤다.

‘소장님께 감사하죠. 저 말고도 다른 장애인분들도 같은 마음일 겁니다. 차를 먼데 세워 놓고 무거운 물건이라도 들고 올 때는 정말 힘이 든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면 얼마나 마음적으로도 편한지 모릅니다. 앞으로 입주민들이 얼마나 협조를 해주실지는 몰라도 서로 양심 있게 주차하는 마음 가졌으면 합니다.’ 라고 기쁜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같은 아파트 입주민 O(남·39)모씨는 ‘좋은 취지기는 하나 급할 때만이라도 정차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장애인차량이 나가면 빈 구역인데 그럴 때 잠시만이라도 정차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라고 하며 너무 강제성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

 

▲ 든든히 장애인차량 주차구역을 지켜주는 안내판

 

 

- 장애인 주차구역 양보해 주세요 -

 

저는 뇌병변 2급 장애인입니다. 하반신마비처럼 아예 걸을 수 없는 장애는 아니지만 남들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여 몸이 경직되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죠. 즉, 보행에 있어 많이 불편하다는 의미이며 무거운 것이라도 들고 걷는다면 더 힘이 들게 되지요. 하지만 웬만해선 장애인주차구역을 잘 이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저도 모르게 자꾸만 장애인주차구역에 눈이 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번에 관리소장님이 마련해 주신 주차구역을 제외하면 주차를 하고도 한참 걸어야 아파트 입구로 오게 됩니다. 해서 저는 아파트 단지 내 다른 주차장이 비어 있어도 입구에 차가 주차돼 있으면 아파트 입구 밖에 주차를 하고 들어옵니다. 그것이 다른 주차장보다 가깝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주차구역이 확보(?) 되면서 전보다는 덜 힘들게 주차하고 내립니다. 물론 이 주차구역이 저만의 전용은 아니지만 전보다는 밖에 주차하는 횟수가 줄어들었지요. 더불어 약수를 기러오더라도 좀 더 편히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해서 이렇게 신경을 써 주신 관리소장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거듭 전합니다. 지금은 아직 초기라 소장님이 일일이 안내판을 주차구역 중간으로 이동 시켜 주시지만 하루빨리 입주민차량이나 외부차량들이 가장자리에 있는 안내판만 보고도 자진해서 주차하지 않는 날이 오면 너무 좋겠습니다. 지금은 가평서는 우리 아파트만 이런 노력(?)을 소장님께서 하시는 것 같은데 다른 아파트들에서도 서로가 양심 갖고 장애인 운전자들이 조금이나마 이동하기 편하게 장애인주차구역만큼은 주차하지 않고 양보해 주는 것이 자리잡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 아파트 장애인차량 주차를 위해 날마다 신경써 주시는 관리소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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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분

 

관리소장이 쉬는 날, 장애인 차량이 2시간 정도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같은 아파트 입주민 차량 한대가 안내판은 무시한 채 어중간하게 주차를 해 놓고 있었다.

 

▲ 안내판을 무시하고 어중간하게 주차해 놓은 일반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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