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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동거

by 푸른비(박준규) 2007. 10. 27.

- 동거

 

 

지난여름 날 괴롭히던 거미들

천장 곳곳에 매달려 내 일수거일투족을 살피더니

10월말 찬 서리 내릴 무렵

너희들도 푸석거리는 나뭇잎처럼 시들어 갔지

거실 곳곳을 장악하고

날 먹잇감으로 보았는지

발길 닫는 곳마다 가로막던 거미줄도 사라지고

너희는 천장 한 구석에서 주검으로 겨울을 맞고 있구나

올 겨울도 어김없이 나와 동거를 해줄

마르고 힘없이 매달려 흔들리는 넋 나간 영혼들이여

 

이미 우리들의 동거는 시작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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