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거
지난여름 날 괴롭히던 거미들
천장 곳곳에 매달려 내 일수거일투족을 살피더니
10월말 찬 서리 내릴 무렵
너희들도 푸석거리는 나뭇잎처럼 시들어 갔지
거실 곳곳을 장악하고
날 먹잇감으로 보았는지
발길 닫는 곳마다 가로막던 거미줄도 사라지고
너희는 천장 한 구석에서 주검으로 겨울을 맞고 있구나
올 겨울도 어김없이 나와 동거를 해줄
마르고 힘없이 매달려 흔들리는 넋 나간 영혼들이여
이미 우리들의 동거는 시작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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