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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눈물샘

by 푸른비(박준규) 2007. 11. 16.

- 눈물샘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눈 못 맞추던 나와

마냥 실없는 웃음 짓던 너

전생에 우리는 이 별 언저리에 살던

바보들이었는지도 몰라

 

그렇게 눈 마주보기 위한 시간도 몇 날

서로 마음 보여주기 위한 시간도 몇 날

손 한 번 잡기 위해 보낸 시간도 몇 날

 

몇 날이 흘러 우리 처음 손잡던 날에는

바람도 숨죽여 불어대고

새들도 날개 접고 잠을 청했지

 

뻣뻣이 굳어 떨리기만 하는 내 못난 손

따듯하고 부드러운 네 손이 잡아주던 날

너와 나는 왜 그리 울었을까?

 

독하고 독한 내 눈 속에서

따듯한 눈물이 흐를 줄은 몰랐는데

눈물, 메말랐다 생각했는데

 

욕심 없던 네 웃음보며

봄볕 같이 따듯한 네 손 잡던 날

내 눈물샘은 다시 차올랐지

널 보내고도

마르지 않는 이 주책없는 눈물샘은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눈 못 맞추던 나와

마냥 실없는 웃음 짓던 너

전생에 우리는 이 별 언저리에 살던

바보들이었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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