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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사는이야기

장애아를 외면하려는 부모들에게 고함

by 푸른비(박준규) 2007. 12. 29.

아래 글은 며칠 전 가입한 장애아를 위한 카페에 올린 내용입니다. 장애아를 둔 부모들 중 아버지들이 간혹 자신의 아이를 외면하거나 심지어 그 아이 때문에 이혼까지 하려는 등 옳지 못한 행동을 보여, 자라는 아이에게 상처는 물론 그 가정까지 파판지경에 까지 이르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생기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 잠시라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글을 써서 공유하고자 하는 의미로 기사화 해보니 장애아를 두고 고민 중에 있는 분들은 한 번 쯤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부제: 당신의 마음 하나로 가정이 행복해 집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대부분 아니, 거의 다 마음이 여리고 부모에게 의지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단지 지적능력을 떠나 아이 자신이 이겨내야 할 현실들이 벅차기에 당연히 부모에게 의지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일부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외면(?)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엄마보단 아빠 쪽에서 그런 사람들이 많죠. 물론 요즘이야 예전에 비하며 많이 줄었지만 아직까지도 아빠 쪽에서의 무관심이 더 많은 게 사실입니다.

 

이번 역시 제가 어려서 부터 격어 온 일이라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남자들의 성격상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엄마에 비해 그렇게 다정다감하지 않으며 더욱이 자신의 아이라 할지라도 몸이 불편하다면 아빠의 성격은 더욱 매몰차리만큼 변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그런 아버님 밑에서 자란 터라 장애아동 입장에서의 냉정한 아빠의 모습, 또 그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을 보고 느낀 점이 많습니다. 저는 이미 성장을 했고 돌이켜 보면 모든 것을 힘든 추억이었다고 마음을 접을 수 있지만 이렇게까지 되기 위해선 수많은 세월이 흘러야 하며 젊은 아빠 당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아이에 대한 아내에 대한 냉정함은 당신이 살아 있는 한 끝까지 한(恨)이 될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 몸이 불편하고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한 아이일지라도 그 아이는 당신의 핏줄입니다. 그 아이가 그런 모습으로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도 아니고 당신의 죄도 아니며 단지 그 아이와 당신들의 운명으로 받아드려야 할 부분입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밉다고 혹은 마음 아프다고 외면만 한다면 그 아이의 운명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또한 아이 엄마만 그 아이 곁에서 희생으로 살아야 합니까? 그건 정말 잘못된 것입니다. 아이가 잘났건 못났건 두 사람이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을 그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아이도 바르게 자랄 수 있는 겁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아버님의 정을 못 받아서인지 주위에서 아버지의 정을 듬뿍 받으며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 지금도 부럽더군요. 특히 장애아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아버지들을 보노라면 정말 존경스럽기 까지 합니다. 또한 그런 가정에서 자란 장애인들이 성장해서도 그나마 사회 속에 적응하며 삽니다. 편부모 정(情)만으로 자란 장애아, 또는 일반아이들은 어딘지 모르게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살지요. 당신의 아이가 그러길 원하십니까?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는 이유로 왜 우리는 아버지의 정을 받지 못해야 합니까? 왜 엄마만 평생 장애를 가진 나(장애아)로 인해 희생만 하셔야 합니까? 당신이 나를 외면한다 하여 당신 마음이 편하다면야 할 말 없겠지만 당신도 당신의 속이 온전치 않다는 걸 압니다. 왜 그래야합니까? 어차피 당신의 핏줄인 나인데, 잘났건 못났건 당신이 만들어 놓은 자식인데 왜 자꾸만 외면을 하려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당신의 생각 전환으로 인해 당신의 아내가 덜 고통 받습니다. 당신의 가정이 행복해 집니다. 주어진 삶에 충실할 때 모든 것이 아름답고 행복해 진다는 것이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 나이 30대 중반 아버님의 연세는 70대 중반, 우리 부자는 이제 가끔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을 만큼 마음이 열렸습니다. 그래도 어딘지 모르게 가려진 벽이 느껴집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아버님도 연세가 드시니 마음이 약해지시고 저도 이제야 철이 들려고 하는지 아버님에게 닫았던 마음을 조금씩 열고 있습니다. 어머님은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지병으로 돌아가셨지요. 그 지병 역시 못난 이 아들 거두시느라 얻은 병이었습니다. 그러한 현실을 지금에 와서 누굴 탓하겠는지요? 이렇듯 부부의 정, 부모와 자식 간의 정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이해를 하셨는지요?

 

장애아라고 외면하려는 철없는 아빠들이여 부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본인의 생각전환을 하루빨리 하여 당신의 아내와 아이, 나아가 당신마저 마음의 평화를 찾아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랍니다. 장애아를 낳았다고 이혼 또는 별거에 외면하는 행동은 먼 훗날 당신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흠집 깊게 남기려는 발악임을 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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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준규  

푸른비전하는 세상사는 이야기  

 E-Mail : poems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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