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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사는이야기

내가 엄기영 앵커를 좋아한 이유

by 푸른비(박준규) 2008. 2. 1.

부제: 뉴스데스크엔 사소한 예의가 숨어 있었다.

 

 

각 방송사 프로그램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밤 9시뉴스. 물론 시간대를 앞당겨 8시에 하는 방송사도 있지만 이들 뉴스는 그 방송사의 얼굴을 대표할 만큼 영향력이 큰 프로그램이다. 해서 해당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 역시 최상의 인물로 선정해 진행시키려는 게 당연한 얘기고. 그 쉽지 않은 자리를 13년 동안 지켜온 mbc뉴스데스크 엄기영 앵커가 1일자 방송을 끝으로 앵커 직에서 물러난다고 공식적인 발표를 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엄 앵커가 뉴스데스크자리를 떠나는 이유는 소속 방송사 사장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그 동안 각 정치계에서도 끊임없이 유혹의 손짓을 했지만 당당히 거절하고 한 자리를 지켰던 엉기영 앵커. 그만의 카리스마 있는 뉴스 진행이야 말로 객관적인 보도, 또는 진행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몸으로 일깨워준 인물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물론 내게만 그랬을지라도.

 

엄기영 앵커의 이력을 간단히 살펴보면 mbc 보도국 기자로 1974년에 입사하고 파리특파원 직으로 1985년부터 1988년 까지 활동했었다. 그후, 정치부장, 보도제작국장, 보도국장, 보도제작본부장 등 한 방송사의 주요 보직을 역임했고 mbc뉴스데스크 앵커를 1989년부터 1996년까지 맡았으며 2002년 1월부터 2008년 2월 1일까지 13년의 한 방송사의 9시뉴스 앵커로 그의 명성을 쌓아왔다. 직함은 방송사 부사장급에 이른다고.

 

그의 뛰어난 언변술과 지식, 나아가 냉철하리만큼이나 객관적인 모습이 주는 카리스마가 인기를 이어주었을 지도 모르지만 내가 mbc뉴스데스크를 즐겨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엄기영 앵커의 인간적인 모습이 좋아서 이기도 하다. 특히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건을 보도하면서 엄기영 앵커는 눈시울을 붉혔을 만큼이나 인간적인 모습을 가진 가슴 따듯한 지식인이다. 또한 뉴스가 끝나고 매번 가슴에 와 닿는 클로징 맨트를 하면서 엄기영 앵커와 여자 아나운서의 인사하는 모습에 더욱 반해서였다. 이 부분은 예전부터 말하고 싶었던 부분이었으나 마땅한 이유가 없어 묵인해 왔지만 엄기영 앵커가 자리를 떠난다는 사회적인 작은 이슈에 슬쩍 묻어가며 그동안 받았던 느낌을 전하는 것이다.

 

이제 오늘 밖에 볼 수 없을지 모르지만 뉴스데스크 끝인사 할 때 두 앵커의 모습을 주시해 보라. 이미 알아챈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 두 앵커가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은 상당히 일치감을 주며 예의 있게 한다. 이에 반면 다른 뉴스 진행자들은 인사할 때의 모습은 모두 제각기 하기 바쁜 느낌을 주었다. 이런 사소한 예의가 그 뉴스의 신뢰감마저 들게 했던 부분이다.

 

이제 더 이상 엄기영 앵거의 그 예의 바른 인사를 볼 수 있을지 몰라 그의 떠남이 더욱 아쉬워진다. 높은 지식보다 인사하는 자세로 시청자의 한사람 마음을 잡았던 멋진 사람이었음엔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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