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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문화·예술

푸른비의 아침인사 #63

by 푸른비(박준규) 2008. 11. 27.

- 푸른비의 아침인사 #63

 

 

올해는 여느 해보다 계절이 대체적으로 제대로 흐르는 것 같습니다. 늦가을과 초겨울 분위기도 제법 만들며 가끔은 반짝 추위까지 제 계절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죠. 그전 같으면 들쭉날쭉 기온도 멋대로 이고 온난화로 인해 한 겨울에도 따뜻한 날이 많았는데 올 겨울은 어떻게 될지 살짝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 기상청에서 올겨울 전반적인 날씨를 예보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 들었는데 웃음이 나오더군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무슨 예보를 그리 뭉뚱그려 하는지 어이가 없을 정도였으며 내용을 간추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포근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상 기상 현상의 주범인 엘니뇨와 라 니냐 현상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12월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1월과 2월은 평년보다 높겠습니다. / 금년 겨울철에 우리나라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면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기습 한파 등 기온의 변동폭은 무척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12월과 1월에는 2~3차례 기습적인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 포근한 날씨 뒤에 찾아오는 추위라 몸으로 느끼는 한기는 더욱 심할 전망입니다. / 한파와 함께 서해안과 동해안에는 폭설이 내리겠습니다. / 지난 2005년과 지난 해 서해안을 강타했던 눈 폭탄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11월 24일자 YTN 기상정보 중]

 

위 내용을 간단히 해석하지면 “올겨울은 춥지 않겠으나 / 기습 한파 등 기온의 변동폭은 무척 클 것으로 전망 되기 때문에 12월과 1월에는 2-3 차례 기습적인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보이며 / 포근한 날씨 뒤에 찾아오는 추위라 체감으로는 한기가 더 심할 전망이다. / 한파와 함께 서해안과 동해안에는 폭설이 내리겠다. / 지난 2005년과 지난 해 서해안을 강타했던 눈 폭탄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예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지요? 이럴 바엔 차라리 예보를 하지 말지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하지만 기상청도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니 어쩔 수 없겠지요. 예년 자료들 바탕으로 이리저리 짜 맞추고 어쩔 수없이 예보를 해야만 하는 상황일 테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그 예보가 맞아줬으면 하고 기대를 하게 됩니다. 모든 계절이 제 모습대로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겨울은 제 모습 잃을지라도 조금은 포근한 모습으로 지나가줬음 하는 바람이 듭니다. 어릴 땐 추운 겨울이 좋았으나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알아가면서 요즘은 추운 겨울이 마음에서 반기지 않음을 느끼게 되더군요. 이것이 제 마음도 현실에 물들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추운 것보다는 그래도 따뜻한 것이 살기에는 좋은 계절임은 틀림없는 것이니까 말이지요.

 

뭉뚱그려진 예보에 코웃음 쳤지만 내심 그 예보가 맞기를 바라는 것은 무슨 심리일까요? 모쪼록 올겨울은 모두가 큼 추위 못 느끼고 지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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