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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독(毒)

by 푸른비(박준규) 2008. 12. 7.

- 독(毒)

 

 

매서운 겨울 칼바람을 맞다가 문득 깨달았다.

더 늦기 전, 내 안에 있는 미련쪼가릴 버려야겠다는 걸.

손톱만한 그리움과 눈곱만한 좋은 추억들

동네 꼬마들이 굴려 키운 눈덩이마냥 부풀려 아파하다

스르르 녹는 아픔 감수하는 미련쪼가릴 이젠 벌여야겠다.

 

이 별에 운명적 만남이 존재하고

무심히 멀어져간 너와의 만남이 운명이었다면

지난 새벽까지 나 혼자 그리워해야할 일은 없어야 했지만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혼자만의 그리움을 접으련다.

너와의 만남이 운명적일 것이라 믿은 내가 바보였기에.

 

기약 없는 기다림에 빠져 그리워 한다는 것은 때론

기다리는 한사람을 소리 없이 죽이는 몸 쓸 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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