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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어느 한 시인

by 푸른비(박준규) 2011. 12. 16.

- 어느 한 시인

  

 

어느 한 시인이 있다.

그 사람은 자타공인 시인이다.

검고 짙은 눈썹

툭 건들면 왈칵 눈물이 나거나

사납게 째려볼 것 같은 눈(目)

시인 치고는 조금 어수룩한 사람

하지만 분명 한 시인이다.

 

나는 그의 시를 본적이 있다.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정형시들

읽고 있으면 안정을 주는 시어들

한 시인은 분명 시인이다.

그러나

 

그는 나에겐 그냥 사람이다.

놀리면 열 내고

칭찬하면 웃고

무관심해 하면 먼저 궁금해 하는

정형적인 사람이다.

 

자신은 시를 쓰기 때문에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다고 좋아한다.

술을 좋아해 지난 밤 한 일도 깜빡거리면서.

 

자타가 인정하는 한 시인

그러나 그는

아직 나에겐

철없어 보이는

한 사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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