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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친구에게 하는 독백

by 푸른비(박준규) 2011. 12. 9.

- 친구에게 하는 독백

 

 

 

 

창백한 얼굴이 아니었다.

내가 오래 걱정하던 너의 얼굴

회색빛 구름 닮아 있을까 했는데

한바탕 빗물 뿌리고

차츰 개어가는 맑은 구름처럼

너의 얼굴은 그렇게 날 반기고 있었다.

 

 

오랜 세월의 어색함은 겨울 바닷바람에 쓸려가고

아니, 갈라진 바닷길에 쏟아지는 햇살에 녹고

다시 침묵과 달리던 너와 나의 짧은 시간들은

기어코 소중한 추억으로 차곡차곡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침묵으로 시간을 달리다가

가끔씩 내 뱉는 초등생보다 못한 농(弄) 한마디에

우리의 시간들은 한 장의 추억이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지만 그 추억이 나만의 것이 아니기를

그 추억으로 네 아픔들에 잠시 위로가 되었기를

너와 함께 지났던 길을 되돌아오면서 나는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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