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정(否定) 의사(意思)
종일 바람이 불었다.
바람도 그냥 바람이 아닌
독을 품고 부는 칼바람.
그 바람에
담벼락 위 고양이는
양양대며 어디론가 쫓겨 갔고
그 빈자리엔 겨울풍경이 앉았다.
종일 침묵이 흘렀다.
칼바람보다 무서운 침묵으로
나를 외면하고 있는 영혼들
그 침묵으로
내 안에 자라던 푸른 동경(憧憬)은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리고
그 빈자리엔 작은 추억만 남았다.
거센 바람과 무거운 침묵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진정 무서운 힘을 가진 존재란 것을
나는 이제야 깨닫고 말았다.
침묵이란 인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최악의 부정(否定) 의사(意思)란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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