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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부정(否定) 의사(意思)

by 푸른비(박준규) 2012. 1. 6.

- 부정(否定) 의사(意思)

 

 

종일 바람이 불었다.

바람도 그냥 바람이 아닌

독을 품고 부는 칼바람.

그 바람에

담벼락 위 고양이는

양양대며 어디론가 쫓겨 갔고

그 빈자리엔 겨울풍경이 앉았다.

 

종일 침묵이 흘렀다.

칼바람보다 무서운 침묵으로

나를 외면하고 있는 영혼들

그 침묵으로

내 안에 자라던 푸른 동경(憧憬)은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리고

그 빈자리엔 작은 추억만 남았다.

 

거센 바람과 무거운 침묵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진정 무서운 힘을 가진 존재란 것을

나는 이제야 깨닫고 말았다.

침묵이란 인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최악의 부정(否定) 의사(意思)란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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