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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새 봄처럼

by 푸른비(박준규) 2012. 2. 26.

- 새 봄처럼

 

 

봄이 오려면 산과 들과 강은

한 두 차례 봄 앓이를 하겠지.

얼었던 산은 아지랑이들로

들은 돋아나는 새싹들로

강은 쩍쩍 갈라지는 두터운 버짐들로

묵은 겨울 벗겨내며 봄 앓이를 하겠지.

 

하지만 산과 강과 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일 년에 한 번 만 앓고 나면

겨우내 얼었던 상처 아물 수 있으니.

가끔은 나도 내 안에 묵은 그리움과 미련들을

수년에 한 번 만이라도 훌훌 털어 날리고 싶다.

 

그리고 자리에 다시

새로운 추억들로 채워 놓고

또 수년을 그리움과 미련들로 살아가고 싶지만

내 안에 자리한 묵은 그것들 때문에

이 겨울 끝에 서도

나는 자유롭지 못하다.

 

가끔은 나도

새 봄처럼

내 안에 묵은 그리움과 미련들을

훌훌 날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추억들로 채워 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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