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유리의 시

by 푸른비(박준규) 2012. 4. 28.

- 유리의 시(詩)

 

 

겨울이 다 가기 전

한 줄의 시를 쓰고 싶네.

겨울이 다 가기 전

꼭 한 번 그대 돌아와 준다면

한 줄의 시를 쓰고 싶네.

비록 나는

텅 비게 될 이 집을 떠나지만

혹시라도 돌아올 그대 위해

한 줄의 시를 쓰고 떠나고 싶네.

이 겨울이 지고 나면 사라질 시.

그대가 즐겨 앉던 창가 유리에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쓴 시.

그대 돌아와 창가에 촛불을 켜면

또박또박 새겨질 나의 마음.

나는 이 집을 떠나기 전

이 겨울이 다 가기 전

그대를 위한 한 줄 시를

햇살 받아 투명한 유리창에

꾹꾹 새기고 떠나고 싶네.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푸른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봄꽃이 남기고 간 것  (0) 2012.05.06
(詩) 지지배배  (0) 2012.04.29
(詩) 봄 끄트머리  (0) 2012.04.27
(詩) 작별가(哥)  (0) 2012.04.26
(詩) 사랑한다는 것  (0) 2012.04.2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