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리다
비가 내리다
눈이 내리다
눈이 내리다
비가 내리다
봄인가하니 겨울이고
겨울인가 하니 봄인 듯하니
가뜩이나 심난한 마음
계절마저 나를 어지럽구나.
지난여름이 남기고 간 열기
영원히 식지 않을 것 같더니
계절도 간사한 인간을 닮아
이렇게 나를 어지럽히는구나.
언젠가 만났던 이여
파란 새벽 숲,
옅은 안개 뒤에서
조용히 나를 바라보던 이여
가끔 내가 나를 모를 때
계절마저 인지하지 못하고
고질병처럼 찾아오는
만성 어지럼증에 시달릴 때
문득
새벽안개 뒤에 숨었던 그대가
퍼붓는 소낙눈처럼
무섭게 그리워진다.
눈이 내리다
비가 내리다
다시
그대가 내리는 이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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