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죄와 별
매서운 찬바람에 눈에 불을 켜고
무섭게 내려다보는 겨울 밤하늘 별들의 눈(目)
어린 시절 어느 한 때는
그 별들의 눈이 무서워 밖을 나가지 못했다.
겨울 밤하늘의 별들은
왜 유난히도 또렷하게 빛을 바라고 있었을까?
지은 죄라고는
부엌 찬장 위에 놓인 동전바구니에서
엄마 몰래 오십 원 가져다가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사먹은 줄줄이사탕 한 개
하늘을 우러러 몇 점 부끄러운 일이 있던 어린 시절
그 시절 겨울밤엔 별 보기가 더 무서웠다.
그때 이후
벽돌만한 독한 빨래비누로 손을 씻었지만
불혹의 나이인 지금도 가끔씩
그때의 트라우마로 겨울밤 별 보기가 무서워진다.
영원히 당당할 것 같은
저 투명하고 영롱한 겨울 밤하늘의 별들 앞에선.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푸른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공생(共生)의 역행 (0) | 2018.01.27 |
---|---|
(詩) 그대에게 가는 길 #03 (0) | 2018.01.26 |
(詩) 동성애 예찬 (0) | 2018.01.24 |
(詩) 겨울의 한계(限界) (0) | 2018.01.23 |
(詩) 봄을 위한 산통 (0) | 2018.01.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