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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공생(共生)의 역행

by 푸른비(박준규) 2018. 1. 27.

- 공생(共生)의 역행

 

 

사람 붐비는 버스터미널 앞 작은 광장의

여러 마리의 비둘기가

오가는 객()들을

아무런 대가 없이 마중과 배웅을 하고 있다.

버스에서 내리고 타는 사람들 곁엔

정작 마중과 배웅하는 사람은 없고

그 빈자리는 비둘기가 차지한지 오래다.

하지만

그들의 대가 없는 노고를 무시한 인간들은

그들의 밥줄 끊기에만 혈안 돼 있다.

아주 오래 전 어느 날

절뚝이며 버스에서 내려 고향 땅 밟던 날

나를 마중해 준 것은 왜소한 외발 비둘기였다.

순간, 그것도 동병상련이라고

나를 본 비둘기는 구구구 울고

내 눈에도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사람 붐비는 버스터미널 앞 작은 광장에는

아무런 대가 없이 인간을 마중하고 배웅하는

여러 마리의 비둘기가 있고

그 비둘기들 주위에는

그들의 밥줄 끊기에만 혈안 된 인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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