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겁한 발걸음
내 집으로 가는 길에
겨울 태풍 같은 바람이 종일 불어댔다.
차갑기도 얼음 뺨칠 정도의 한풍(寒風)
그 바람에
내 집으로 가는 길엔 아무도 없다.
간혹 저 멀찍이서
바람에 꼬리 감추며 날 따라오는 듯한
야윈 길고양이 한 마리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사람은 없다.
그럼 저 길고양이는 왜 내 눈에 띠었을까?
바람으로 인적도 사라진 길에서...
바람은 나를 집으로 가라 밀어대고
내 눈은 길고양이에 고정돼 아파오고.
고양이 손을 잡기엔 조금 먼 거리를 핑계 삼아
아픈 눈 한 번 비비고 바람에 밀려
내 비겁한 발걸음을 집으로 재촉했다.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푸른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오일장(五日場) (0) | 2018.02.14 |
---|---|
(詩) 이뤄지지 못할 안구정화 (0) | 2018.02.13 |
(詩) 달리 보기 #01 (0) | 2018.02.09 |
(詩) 허무한 넋두리 (0) | 2018.02.08 |
(詩) 벚꽃나비 (0) | 2018.02.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