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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비겁한 발걸음

by 푸른비(박준규) 2018. 2. 12.

비겁한 발걸음

 

 

내 집으로 가는 길에

겨울 태풍 같은 바람이 종일 불어댔다.

차갑기도 얼음 뺨칠 정도의 한풍(寒風)

그 바람에

내 집으로 가는 길엔 아무도 없다.

간혹 저 멀찍이서

바람에 꼬리 감추며 날 따라오는 듯한

야윈 길고양이 한 마리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사람은 없다.

그럼 저 길고양이는 왜 내 눈에 띠었을까?

바람으로 인적도 사라진 길에서...

바람은 나를 집으로 가라 밀어대고

내 눈은 길고양이에 고정돼 아파오고.

고양이 손을 잡기엔 조금 먼 거리를 핑계 삼아

아픈 눈 한 번 비비고 바람에 밀려

내 비겁한 발걸음을 집으로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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