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단명 수치(羞恥)

by 푸른비(박준규) 2018. 12. 19.

- 단명 수치(羞恥)

 

 

나뭇잎은

나뭇잎으로 태어나

낙엽으로 지고

바람은

나뭇가지, 나뭇잎

굴러가는 낙엽 등에

빌붙어 살다가

제 모습 세상에 각인시키고

끝내 휭 하는 바람소리 남기며 사라지듯

세상의 순수한 모든 것들은

제각기 자신의 모습은 감추지 못하고 살지만

오직 사람만이

오직 인간들만이

나무보다, 바람보다 짧은 생을 살면서

셀 수도 없는 가식을 뒤집어쓰고

어느 것이 제 모습인지조차 망각하며 살고 있구나.


'[ 다음블로그 포스팅 ] > 푸른비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잡을 수 없는 것들을 잡는 법  (0) 2019.02.13
(詩) 겨울나무  (0) 2019.01.14
(詩) 겨울 고질병  (0) 2018.12.14
(詩) 오지랖 시(詩) #01  (0) 2018.12.10
(詩) 풀잎 같은 기억  (0) 2018.12.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