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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바보를 위한 풍경 담기

by 푸른비(박준규) 2020. 3. 13.

- 바보를 위한 풍경 담기

 

 

겨울바람이 차가울수록

욕심 없던 그대의 손은 더 따뜻해

세월이 흐르고 흘러

그 겨울이 몇 번 지났는지도 모를 지금

그때의 매섭던 추위와

그 추위를 막아준 그대의 따뜻함은

낡은, 종이 위에 쓰인 빛바랜 편지처럼

내 추억 속에 남았다.

 

숨 막히는 현실 속에서

진실보다는 현실에 급급해 사는 사람들 속에서

순간순간

욕심 없던 그대를 사랑한 그때가 원망스럽지만

그래도 그로 인해 지금껏

각박한 현실에 얽매여 이리 재고 저리 재며 사는

똑똑한 사람이 아닌

바보스럽지만 사람을 믿고 대가 없이 주며 살 수 있는

지금의 내 삶이 행복할 뿐이다.

 

이젠 내 생에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정말 욕심 없이 사람들을 좋아한 바보 같던 그대

그대를 닮은 나는

그대가 채 못 보고 간 이 별의 아름다운 풍경을

서둘러 보려 한다.

 

우리가 만나는 날

또다시 바보 같이 웃고 떠들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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