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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푸른비 단상

(詩) 어떤 선물

by 푸른비(박준규) 2020. 1. 8.

어떤 선물

 

 

겨울비

춥지만 따뜻한 비

어느 해

세상에서 제일 따뜻했던 그대

기약 없이 훌쩍 떠난 겨울

나는 그해 내리던 비가

얼음물보다 더 차갑고 아팠다.

 

세월

바람 타고 휘휘 돌다가

얼마나 흘러버렸는지조차 모를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해 겨울비가

내 평생 맞은 겨울비 중

가장 따뜻했음을 깨달았다.

 

좋은 사람이 떠나가서 아팠고

따뜻한 사람이 떠나서 추웠고

그해 겨울은 올겨울처럼

비가 많이 내렸지만

그 어느 겨울보다 춥더니

이제 와 생각하니

그해 겨울보다 따뜻했던 겨울도 없었다.

 

훌쩍 떠나버린 그대는 그래도

때늦은 추억을 내게 남기고 떠났구나.

수 해를 느끼지 못한 것을

이제 와 추억이라고 포장하며 떠올릴 수 있게

선물 아닌 선물을 남기고 떠났구나.

추억 떠올리다가 가슴 메어 통곡할

커다란 선물을 남기고 떠났구나.

 

 

.....


Raincoat And A Rose / Chris 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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