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선물
겨울비
춥지만 따뜻한 비
어느 해
세상에서 제일 따뜻했던 그대
기약 없이 훌쩍 떠난 겨울
나는 그해 내리던 비가
얼음물보다 더 차갑고 아팠다.
세월
바람 타고 휘휘 돌다가
얼마나 흘러버렸는지조차 모를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해 겨울비가
내 평생 맞은 겨울비 중
가장 따뜻했음을 깨달았다.
좋은 사람이 떠나가서 아팠고
따뜻한 사람이 떠나서 추웠고
그해 겨울은 올겨울처럼
비가 많이 내렸지만
그 어느 겨울보다 춥더니
이제 와 생각하니
그해 겨울보다 따뜻했던 겨울도 없었다.
훌쩍 떠나버린 그대는 그래도
때늦은 추억을 내게 남기고 떠났구나.
수 해를 느끼지 못한 것을
이제 와 추억이라고 포장하며 떠올릴 수 있게
선물 아닌 선물을 남기고 떠났구나.
추억 떠올리다가 가슴 메어 통곡할
커다란 선물을 남기고 떠났구나.
.....
Raincoat And A Rose / Chris 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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