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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블로그 포스팅 ]/까옹일기

반동방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by 푸른비(박준규) 2020. 4. 21.

[ 글이 좀 기니 천천히 읽어 주십시오.]

 

까옹이, 바보 아빠입니다.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예뻐해 주셨던 우리 까옹이가

무딘 아빠 때문에 너무 일찍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까옹이 아픈 줄 몰랐습니다.

2년 전 쯤인가부터 물 마시고 어쩌다(한 달? 정도) 한 번 씩 잠깐 기침하다 멎어서

그냥 사래가 걸렸거니 했지 그게 병인 줄 몰랐습니다.

 

그러다 최근 한 달 반 전부터 일주일에 한 두 번 씩 기침을 하고

숨소리가 조금 거칠다가 수그러져, 이상 있나 싶어 춘천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하니

폐가 조금 하얗게 보이고, 신장이 조금 작아 보인다며 약을 먹여 보고

재검사를 하자고 진단을 받아 약을 지어 왔지만

약 먹기도 싫어하고, 손이 불편한 저는 까옹이 더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그걸 핑계 삼아 지어온 약을 반만 먹이고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다행히 호전 되는 듯했지만 강남...병원 가기 2, 3일 전부터 기운이 없어보여

병원 추천 받아 바로 찾아간 것인데........

이미 (폐) 상태는 많이 안 좋아진 상태였나 봅니다.

하여 좀 더 큰 병원인 구리..병원으로 옮겨 기본 검사하고 입원시켰으나

(수액)항생제로는 호전이 안돼 사흘 후 내복약을 먹였지만 

그후 구개호흡을 하는 등 상태가 급속히 악화돼

입원한지 사흘만에 다시 구리에서 서울대학동물병원으로 옮기던 중

병원 도착 7분 여 남기고 택시 안에서 까옹은 아빠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밤 9시 넘어 도착해 손 한 번 못 쓰고 염 진행을 했으며,

밤 11시 넘어 경기도 안산에 있는 작은 장례식장에 도착해 화장까지 마친 후

새벽 3시 넘어 집으로 데려 왔습니다.

 

 

 

 

 

 

[ 추측됐던 까옹의 병변들 ]

 

까옹은 결과적으로는 정확한 병명조차 알아내지 못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갔지만

그간 의사들의 소견들을 크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았습니다.

 

1. 폐 염증 또는 수종 의심.

2. 양측 신장 작고, 만성 신부전 의심.

3. 심장 비대증 의심.

 

위와 같은 병변들이 의심된다고 의사들은 공통적으로 말했고, 이를 확인하려면

정확한 검진을 통해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했는데 검진을 위한 과정에서

까옹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병(폐)이 악화돼 끝내 참지 못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 간 것 같습니다.

이 역시 저의 무지가 원인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병원을 데려가 검사를 받아 봤어도 

이렇게 허망하게 까옹을 보내지 않았을 텐데 까옹이와 까옹을 사랑해 주셨던 많은 님들께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 받지 못할 죄를 짓고 말았습니다.

 

정말 미안하고 죄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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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 관련 날짜 및 시간대별 동선 ]

- 2020-03-05: 12:10 춘천하나병원 내원. x-ray, 피, 초음파 검사 후 약 지어 집으로 데려옴.

- 2020-04-13: 11시 강남25동물병원... x-ray, 피검사, 초음파..후 12:45-> 구리 24더케어...로 이원.

- 2020-04-13: 13:20 경 24더케어동물의료센터 도착... 피검사 등 후... 입원. 

- 2020-04-14: (입원 중) 스트레스 등으로 상태 안 좋음.

- 2020-04-15: (입원 중) 스트레스 및 내복약 복용 후 상태 더 안 좋음. / 오후 내내 상태 지켜보다가 3, 4회 긴급면회.. 

- 2020-04-15: 20:24-> 서울대동물병원으로 택시..출발. 이동 중 20:55 경 차 안에서 고양이별로...

- 2020-04-15: 21:02-> 서울대병원도착 후 염..진행.

- 2020-04-15: 23:12-> 01:37 안산시 (그리움)장례식장 도착..화장 진행.(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장하동 271-5 / 010-8747-1784 )

- 2020-04-16: 01:39-> (택시로) 안산시 -> 구리 24더케어동물의료센터... 02:30 도착.

- 2020-04-16: 03:30-> 가평 집 도착.

 

* 위에서 시간은 제 스마트폰 gps 동선을 확인해 표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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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옹은 정말 예쁘고 의젓한 제 삶의 버팀목이었습니다.

해수로 9년동안 이 못난 아빠와 살며 그렇게 아팠으면서도 어찌 그리 내색을 안 했는지

왜 또 그리 아빠를 잘 따라 주었는지...생각하면 눈물 나고 가슴 아파 미칠 것 같습니다.

포스팅에선 표현은 자주 안 했지만

제가 잘 때 까옹은 제 오른쪽 팔베개에 누워 있다가

제가 잠들면 제 무릎 옆에서 자는 냥이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저는 까옹의 골골송을 듣고

까옹의 배와 손발을 만지작 거려야 잠을 자는 버릇이 생겼었습니다.

옆으로 누워 까옹 머리 냄새 맡으며 만지작 거리면 그렇게 편하고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까옹... 자기 몸이 그렇게 아팠으면서 아빠에겐 내색조차 안 하고

아빠에게 안정을 주려는 착한 냥이었습니다. 후.....

 

그런 착한 까옹이 많이 아팠는지, 더 이상 참기 힘들었는지... 아빠 곁을 떠났습니다.

까옹은 떠나는 순간까지도 깨끗하고 예쁜 얼굴을 아빠에게 보이고 떠났습니다.

 

구리 병원.. 까옹 앞에서 울지 말았어야 했는데... 끝까지 웃으며 장난쳐줬야했는데

저는 무너진 모습을 까옹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까옹이 많이 놀랐을 겁니다. 그래서 더 빨리 제 곁을 따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 돌아가신 날보다 더 많은 눈물을 이날 쏟고 말았습니다.

아...더 이상 쓰기 힘드네요... 죄송합니다.

 

이 번 일로 저는 반동방 모든 분들께 까옹을 지키지 못한 큰 죄를 지었으며

그 죄값으로 또 너무 많은 도움도 받아서 고개를 들기조차 힘들 지경입니다.

 

특히 처음 인터넷으로 병원 여기저기 알아보고 제가 전화통화하기가 불편해 부탁 드려

여기저기 통화해 주신 나비엄마님과

이번 까옹이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제 옆에서 모든 일을 맡아 해주신 루금봄님께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감사를 못 전하겠고

두 번 만난 날에 제 추한 모습을 다 보여드려 더 죄송하며,

전화로 문자로 루금봄님을 도와 주신 모든 분들...

 

부들맘님과 검정튤립님의 배려 깊은 판단 하에 

한가족처럼 실시간으로 걱정과 도움 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어떻게 보답해야할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나로 인해 타인에게 부담주지 말자"가 제 좌우명인데 이 번 일로 이 또한 지키질 못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형식적인 말씀 밖에 드릴 수 없어 더 죄송할 뿐이고,

그동안 우리 까옹이 많이 예뻐해 주시고, 아껴 주신 모든 님들께 

또 감사 드린다는 말씀 밖에 드릴 수 없어 송구스럽습니다.

 

이 번 은혜는 죽어서도 잊지 않겠습니다.

 

반동방 회원님들 덕에 우리 까옹이 춥지 않게 무지개다리 건넜습니다.

 

정말 정말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후..........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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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병원 가는 당일 아침

병원 가기 싫다고 유독 강하게 버티는 너를

강제로 이동장에 넣어 가지 않았다면

지금도 아빠 곁에 있었을까?

생각할수록 가슴이 무너지는 구나. 후.........

 

많이 보고 싶은 까옹아....

이 바보 아빠노미... 머지 않은 날에 볼 수 있을 거야......

너의 따뜻했던 늘어진 배로

아빠노미 자리 좀 따뜻하게 데워 놓고 있으렴........

그리고...

이빨 썩는다는 핑계로 그 좋아한 츄르도 잘 안 주던 이 아빠노미..

우리 만나는 날... 많이 때려주라옹... 그땐 하악질도 하라냥...

미안하고 사랑하는 나의 까옹아...조금만 기다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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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설명 ]

 

해수로 9년 동안 찍어 올린 사진들을

노래 한 곡에 추려 담기가 불가능하여

처음 집으로 데려올 전후부터

중성화 수술 마치고 완쾌될 무렵까지의 사진들을 골라

담아 봤습니다.

[ 2012/11/16 -> 2013/0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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