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힘의 숨바꼭질
무언가를 찾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간절한 마음으로 찾길 바란다면
슬프고 아프기보다는
그래도 즐거운 일이다.
무언가를 잊는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내가 그것을 잊던, 그것이 나를 잊던
무언가를 잊거나 잊힌다는 것은
그래서 외로운 일이다.
가을바람 스산해지는 지난여름 강변에 서면
내가 찾아야 할 것들과
잊어야 할 것들이 하나로 뭉쳐
탁해져 가는 머릿속을 더 어지럽히고
그 어지럼증에
나는 가을 앓이를 할 것이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하루, 이틀, 한 달, 일 년
늘어나는 나이만큼이나 세월의 흐름도 빨라져
머지않아 나를 지배할 것이다.
그땐, 내가 찾아야 할 것들보다는
내가 잊고, 내가 잊히는 것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그날이 오기 전 나는 찾고 싶다.
비록 무엇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지만
그것을 찾는 시간을 즐기고 싶다.
내가 그것을 찾아야 할 시간보다
내가 잊히는 시간이 더 빨리 올 것 같아
그날이 오기 전 나는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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